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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11개

비비안의 러브레터

유치해서 사랑스러운.

비비안의 눈이 반짝이는 일은 그 후에도 계속되었다. 이미 한 번 너무 쪽팔려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일을 겪었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던 패트릭에 대한 열망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비비안은 그 후로도 계속해서 패트릭을 따라다녔다. 밥을 먹을 때도, 쉬는 시간에도, 밤중에도. 물론 사생활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모든 시간을 전부 따라다...

2026. 8. 13.

호흡의 공유

체인소맨 장르 덴아사/요루 인권유린상자 소재 / 2부 초반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눈을 뜨니 그곳은 공백이었다. 정확히는, 온통 흰색밖에 없는 텅 빈 방 안이었다. 분명, 길을 가고 있었는데. 평범하게 걸어가고 있었을 뿐인데. “뭐냐 이 공간은?” 덴지는 멍하니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 같은 방 안에 자신 외의 타인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것이 아는 사람일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그게 누구인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2026. 7. 2.

비 속의 연인

어리광부리기를 좋아하는 여자아이

보통 이런 침묵이 감돌 땐, 그가 일에 열중하고 있을 때다.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열쇠를 만들어 줄지, 기존의 열쇠를 복사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만들지…. 같은 것을 고민할 때면 그는 말수가 적어지곤 한다. 그리고 그 작업에만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보면, 주변의 다른 것들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는 때가 있다. 마나카는 그를 기다렸다. 그가 지금 ...

2026. 8. 13.

함께 비 맞을 낭만

[주제] 치킨, 동백꽃, 다리

“우리 치킨 쏘기 내기 할래?” 선화가 생글생글 웃으며 턱을 괴곤 나를 지긋이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와 눈이 마주친 후, 애써 내가 느끼는 긴장감을 숨기려 일부러 조금 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무슨 내기. 선화는 잠시 아무 말도 없다가 내가 다시 다른 말을 생각해 낼 때쯤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왜 있잖아, 우리 학교에 도는 괴담 하나.” 비 오는 ...

2026. 8. 3.

구원을 위하여

나는 누구였더라? ​ 기억을 잃었다. 잃어버린 빛무리에게 갈 길을 물으니, 잘 모르겠다는 대답만이 돌아올 뿐이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지? 그것은 내가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고 했다. 혹시 너는 내가 뭘 찾고 있었는지 아니? 그것은 검은 시간의 빛무리라고 대답했다. ​ "검은 시간의 빛무리?" 생각해 보아도 떠오르지 않는 이명을 듣곤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2026. 7. 2.

렌타로의 목소리는 언제나와 같았다.

“나비, 할 수 있어! 내가 응원하고 있을게!” 어디에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응원의 목소리의 주인공은 필시 렌타로겠지. 배트를 들고 자리를 잡은 여성은 잔뜩 긴장한 채로 공을 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나 긴장했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미세하게 다리를 떨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사명과 같은 임무가 있...

2026. 7. 20.

기묘함의 성립

감정사는 인간관계는 기묘하고 또 기묘해서, 언제나 이상 현상과 같다고 생각했다. 아주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숨기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말로 표현하는 일도,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는 일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씩 무엇인가가 다르게 느껴졌다. 자신의 안에 있는 것이 미약하게나마 꿈틀거림과 동시에,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해 보고 ...

2026. 8. 20.

영원토록 함께할 미소

초자연 재난. 그런 규모의 엄청나게 극단적인 괴담이 있다고 들었다. 이야기만으로 들었을 때는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일 것으로 생각했다. 이 일을 겪게 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겁에 질린 채로 도망치는 것뿐. 그렇기에 스스로가 무력한 것을 알면서도 살고 싶은 마음만은 가득해서 필사적으로 도망치기라도 하는 ...

2026. 9. 8.

진정한 사이어인

내가 망가트린 존재, 쓰레기, 폐기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왜 그 쓰레기를 망가트리면서 묘한 만족감을 얻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왜 그 앞에서는 사이어인의 긍지를 겨우 붙들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무력해지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 죽은 자는 다시 죽게 되면 소멸한다. 이 세계는 이상하게도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날 수 ...

2026. 10. 6.

오늘만큼은 평화로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천장이 보인다. 우리 집, 아주 익숙한 공간. 낯설지 않은 감각이다. 그렇게 일어나서 몸을 일으켜 세우고, 여느 때와 같이 하루를 준비한다. 씻거나 밥을 먹거나, 다른 것을 하는 등. 아메는 옷을 갈아입으며 생각했다. ‘지금까지 내 기호에는 P가 많이 맞추어 줬었는데, 정작 내가 맞춰준 적은 없네.’ 물론 아메는 P에게 정말 너무나도 사...

2026. 10. 7.

구원에 의하여

한 번 지나간 계절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했다. 그것이 계절이며, 그것이 시절인연이다. 그렇게 마음속에 상대방을 품고, 절대 깨어나지 않을 수정되지 않은 알을 품는 것처럼 기억만을 감싸안아 돌본다. 알을 품는 어미는 영원토록 사실을 모른다. 그저 언젠가 깨어나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만을 가지고 알을 따뜻하게 만들 뿐이다. 수정되지 않은 알은 따뜻해져 보...

2026.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