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 전 에코리전 / 여백 없는 말 <여백 없는 말> 비가 내리기 시작한 건 수사가 마무리되고 나서였다. 서류 정리를 끝낸 에나츠 마사루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형광등 불빛 아래 사무실은 여전히 소란스러웠지만, 그 소란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모니터 화면에 띄워둔 최종 보고서를 한 번 훑어보고, 저장 버튼을 눌렀다. 열흘이었다. 열흘짜리 사건이 끝났다. 피의자는 검거됐고, 증거는...
3달 전 에코 / 세기의 사랑 과거부터 영원이라고 여겨지던 가치들이 어느새 빛을 잃었다. 퇴색 되어버린 영원이나 약조 사이에서 남녀 간의 사랑 역시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지기 일쑤였다. 그런데도 그 무감각한 관계를 지속하는 자신의 부모님은, 어쩌면 21세기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세기의 커플이 아닌가. 에나츠 마사루는 그렇게 생각했다. 두 사람 사이에도 사랑이 존재하는가. 적어도 마사루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