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달 전 90장 부귀를 탐하다 “우태비 마마.” 명어는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에 의외의 기쁨을 담아 내뱉었다. 우렴약은 명어를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고, 눈동자에는 따스함이 가득했다. 장공주는 두 사람의 이 짧은 눈맞춤을 보고 더욱 만족스러워 했다. 우렴약은 명어를 데리고 수안궁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곁에는 누가 있었는지 상세하게 물었다. 명어는...
6달 전 89장 나는 궁녀다 초구음의 시선이 이 여인에게로 와 머물렀다. 생김새가 우태비와 닮은듯 보였으나 자세히 살피면 다른 것이 확실히 눈에 보였다. 그녀가 입술을 열어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곁에 있던 우렴약 또한 이 여인을 바라보았다. 굳이 소리 내어 치하할 생각은 없었지만 장공주가 참으로 사람을 잘 찾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얼굴이라면 모르는 이들은 정말 그녀...
6달 전 88장 가짜 공주 “방금 뭐라 하셨어요?” 우렴약은 오라버니가 가져온 소식을 듣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소 승상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전날 제조대례가 끝난 후, 그의 마차를 한 젊은 여인이 가로막았는데 데려와 보니 생김새가 누이의 어린 시절과 무척 닮아 있었던 것이다. 특히 두 눈이 그러했다. 소침이 말을 이었다. “아이가 뒤바뀐 이야기를 알고 있더구나. 자신을 거두어 키...
6달 전 87장 제조대례 제조(祭祖) 당일이 빠르게 다가왔다. 모든 대신은 관복을 갖춰 입고 제조대례가 열리는 장소에서 황제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운북철은 현색 곤룡포를 입고 제법 제왕의 기세를 풍기며 한 걸음씩 돌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그의 뒤에는 태부 강운주와 승상 소침이 따랐다. 오늘 소 승상과 강운주는 이례적으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며, 어린 황제의 좌우에서 그를 보필...
6달 전 86장 인연을 맺어주다 수강궁, 초구음은 우렴약과 운북철을 다소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오늘이 무슨 날이기에 이 두 사람이 함께 온단 말인가? “너희 둘은 오늘 인연이 깊구나, 어찌 함께 왔느냐.” 초구음은 운북철의 얼굴에 불만이 가득한 것을 알아챘고, 옆에서 미소 짓고 있는 우렴약을 바라보았다. 아, 자세히 생각지 않아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뻔했다. 우렴약이 또 철이를 놀려 먹...
6달 전 85장 태부를 눈여겨보다 난안성에서 또 한 번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머지않아 소한성이 난안 지역으로부터 돌아올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운북철은 소한성이 올린 상소문을 보며 앳된 얼굴에 가득한 미소를 거두지 못했다. “소한성에게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몰랐구나.” 운북철은 우태비가 고의로 자신의 일에 훼방을 놓기 위해 소한성을 추천한 것이라 여겼지, 소한성에게 실제로 난안 지역의 ...
6달 전 84장 떠나다 운우지정을 나눈 후, 강청만은 침상 위의 운북쟁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감정이 맴돌았다. 그녀는 침상에서 내려와 옷을 챙겨 입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곁에 있는 찻잔으로 향했다. 그녀는 몰래 옷 속에서 환약을 꺼내 찻잔에 넣고 물을 부었다. 환약이 완전히 녹아들기를 기다린 후에야 얼굴에 미소를 띠며 찻잔을 들고...
6달 전 83장 성왕과 밤을 보내다 강청만이 마차에서 내려 성왕부로 막 발을 들였을 때, 강월의가 사람들을 데리고 다급히 마중 나오는 것을 보았다. “청만아, 별일 없느냐?” 그녀의 시선이 강청만의 팔에 머물렀다. 강월의는 궁에서 있었던 일을 전해 듣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남지군주는 정말 가증스러웠다. 황궁에서조차 이토록 안하무인으로 굴다니. 강청만이 이번에 입궁하여 이런 일을 당할...
6달 전 82장 독특한 소동 우렴약은 성루에 서서 멀어져 가는 마차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안색은 평온했고 눈빛은 고요한 물결 같았다. “일은 다 잘 되었느냐?” 그녀의 등 뒤에는 측근궁녀 송락이 서 있었다. 송락은 우렴약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마마의 분부대로 모두 안배해 두었습니다.” 그녀는 조금 망설이다가 물었다. “마마, 그녀가 정말 그리 할까요?” 우렴약이...
6달 전 81장 법도를 다시 배워라 “남지.” 장공주는 초구음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남지군주를 꾸짖었다. “손을 놓아라.” 태후가 있으니, 지금으로서는 장공주도 남지군주가 멋대로 굴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 남지군주는 강청만을 노려보며 빈정거렸다. “오늘은 운이 좋구나. 두 번 다시 내 눈에 띄는 일이 없도록 해라. 다음번에는 이런 행운이 따르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팔을 교묘하게 틀...
6달 전 80장 직접착수 방묵혜는 그녀가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빤히 알면서 더 말을 붙이는 것이 무가치한 일이라 여겼다. “그런가요? 그럼, 맹 소저가 뜻을 이루가 된 것을 축하해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맹경화의 곁을 떠났다. 맹경화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고, 만개했던 미소를 거두고 얼음장처럼 차갑게 굳은 표정이 되었다. 그녀는 방묵혜에게서 안왕비의 지위를 빼앗았는데, 어째서 방...
6달 전 79장 상화연 그의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그럴듯했다. 이번 혼사는 결국 장공주가 직접 우렴약에게 청한 것이니, 우렴약이 아무리 원치 않는다 해도 장공주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없을 터였다. “그럼 다행이구나, 정말 다행이야.” 강월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마음을 놓았다. 운북쟁은 우렴약의 경고를 떠올리며 말했다. “어머니, 근래에는 외출을 삼가고 별일 없으시면 성왕...
6달 전 78장 절연 운북쟁은 잠시 멍해지더니, 곧이어 이마에 힘줄이 돋았다. 이내 그의 눈빛에 독을 품은 칼날 같은 냉기가 서렸다. “감히.” 그의 목소리는 듣기에 거의 잇새를 비집고 흘러나온 것 같았다. 우렴약의 안색이 다시 평온해졌고, 그녀는 입가에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띠었다. “어디 한번 시도해 보고 싶으냐?” 그녀는 침착하게 운북쟁의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을 감상했다....
6달 전 77장 체면을 구기다 우렴약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미는 것을 느꼈다. 삼공주를 보고 있자니 행방이 묘연한 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건의 공주인 운하매조차 이런 괴롭힘을 당하는데, 곁에 지켜줄 어머니도 없는 그녀의 딸은 어떤 처지일지, 뉘가 구박하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 “남지군주는 과연 장공주의 딸답군. 안하무인인 모습이 제 어미를 쏙 빼닮았어.” 우렴약은 싸늘한 표정...
6달 전 76장 훈육 “놓아라!” 운하매는 몸부림치며 일어나려 했으나, 양팔이 궁인들에게 단단히 붙들려 있었다. 그녀의 힘으로는 도저히 뿌리칠 수 없었다. 이 궁인들은 남지군주가 장공주부에서 엄선해 데려온 자들로, 평범한 궁녀가 아니라 어느 정도 무공의 기초를 갖추고 있는 이들이었다. 운하매의 능력으로는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다. 운하매와 동행하던 궁인이 태후에게 소식을...
6달 전 75장 사과 “삼공주, 이것 참.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그 말이 정말이었네요.” 남지군주가 하하 웃으며 운하매를 잡아먹을듯 쏘아보았다. 삼공주의 형체를 보자마자 남지군주는 무의식적으로 허리에 손을 가져가 채찍을 움켜쥐었다. 남지군주는 지난번 운하매에게 여러 사람 앞에서 뺨을 두 번 맞은 이후로 마음 속 깊이 그녀를 미워하고 있었다. 줄곧 복수할 기회를 엿보았...
6달 전 74장 암위의 진상 그날 밤, 강월의는 강청완의 부축을 받으며 방으로 돌아왔다. “그간 너도 고생 많았다.” 강월의는 강청완의 손을 잡고 그녀를 자기 곁에 앉혔다. 그녀는 마음 한켠으로는 강청완에게 미안함을 느꼈지만, 아들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세상에는 어떤 것을 얻기 위해 반드시 포기해야만 하는 어떤 것이 있기 마련이다. 강청완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
6달 전 73장 영패 도둑질 좌사가 차갑게 대꾸했다. “그 농담 하나도 재미없어. 네 임무가 뭔지 잊지나 마라.” 그는 말을 마치고 몸을 날려 지붕을 떠나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좌이가 의아해하며 중얼거렸다. “그냥 한 번 해본 말인데 왜 저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인담?” 한편, 도죽은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거들먹거리며 강월의의 방으로 ...
6달 전 72장 이야기책을 읽다 “그 남자는 여자의 턱을 억세게 움켜쥐었다. 눈빛에는 서슬 퍼런 기운이 감돌았고, 입으로는 악독한 말을 내뱉었다. ‘여자여, 네가 먼저 내 심기를 거스른 것이다.’ 그는 그리 말하며 하며 여자의 옷을 찢으려…” 우렴약은 느긋하게 안락의자에 누워 눈을 감은 채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고, 도죽은 옆에 앉아 이야기책 하나를 들고 읽어주는 중이었다. 이 대목에 이르...
6달 전 71장 사촌 누이를 내보내다 “표매를 내보내라고요?” 운북쟁은 미간을 찌푸리며 강월의를 바라보았다. 그는 어머니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지난 수년 동안 강월의가 강청완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어머니가 그녀를 기꺼이 내보내려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강월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너와 남지군주는 아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