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달 전 취기 없는 밤 로완은 인연이란 참으로 오묘하고도 기이한 것이라, 로완은 오래전부터 종종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만남이 있다면 으레 헤어짐이 따르는 법이라 하지만, 그 이별이 어딘가에서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던가. 그럼에도 로완이 살아오며 경험한 이별 대부분은 다시 만난 다는 가능성 조차 염두에 두지 않은 것들이었다. 시간은 사람은 갈라놓고, 갈라진 인연은...
7달 전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날이었다. 인간과 괴물의 차이는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인간성을 획득한 괴물과 인간, 그 둘을 가르는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어린 시절, 괴물과 맞닿은 세계의 문턱을 넘던 로완에게 스승은 일러주었다. 둘을 구분 짓는 잣대는 어쩌면 인간의 오만일지도 모른다고. 세상의 넓이만큼이나 무수한 존재가 공존하며, 짐승과 다를 바 없는 인간이 있듯 인간처럼 사고하는 짐승 또한 존재...
7달 전 겨울 피크닉과 친구? 호수의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로완은 목도리를 조금 더 끌어 올리며, 그나마 바람이 덜하고 공기가 온화하게 느껴지는 오늘의 날씨에 조용히 감사했다. 이런 날조차 서부의 겨울은 방심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카카푸 호수 공원을 눈에 담았다. 겨울의 호숫가를 태연히 산책하거나, 하물며 피크닉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거의 없었...
7달 전 수제 목도리와 차 한 잔 처음 이 빙고지를 받았을 때, 로완은 ‘정성 담은 선물 주기’ 라는 항목에는 이미 X를 쳐두었다. 그다지 내키지 않는 일이었던 탓이다. 무언가를 선물하는 일이야 내킬 때마다 할 수 있는 일이라 해도, 즉흥적인 마음에 진심이란 걸 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오랫동안 어떤 행위를 하지 않으면, 그에 따르는 감정 또한 쉽게 잊히기 마련이다. 로완은 누군가에...
7달 전 (제목 백업 못함...) RP와 이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로완은 제 손에 반듯하게 접힌 빙고 종이를 무심하게 내려보았다. 무사히 한 해를 넘겼다는 즐거움과 안도감도 이제는 흩어지는 게 당연할 만큼 날짜가 지나갔다. 연말이라는 이름 아래 시간을 화려하게 불태우기 위해 그림빌을 찾았던 관광객들은 모두 떠나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해졌다. 그림빌은 로완이 느꼈던 첫인상은 온데간데없어졌으...
7달 전 불에 그을린 까마귀 호수가 어둠에 잠긴 시간이었다. 밤공기를 길게 들이쉬면 서늘함이 폐 깊숙이 스며들었고, 내쉴 때마다 희뿌연 입김이 천천히 퍼져나갔다.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가로등 불빛 아래, 로완은 혼자 멍하니 서 있었다. 오랜 습관처럼 로완은 밤에 깊이 잠들지 못했고, 새벽이면 어김없이 이르게 눈을 떴다. ‘잠들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잠들지 못하는 밤...
7달 전 허기가 스며드는 날이었다. 허기가 스며드는 날이었다. 배고픔은 보통 속에서 시작해 생각으로 번지는 법인데, 오늘의 허기는 유난히도 느리게, 그러나 집요하게 몸 안을 맴돌았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겨울이라 그런 걸까. 모든 것이 마르고 닳아 남은 것은 텅 빈 외로움뿐인 듯했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만이 맴돌았다. 이쉬나흐 공원, 호숫가 바람이 닿는 사람이 드문 자리에서 로완은 가부좌를 ...
7달 전 축제란 어찌 이리도 즐겁고 소란한가. 어두운 그믐의 날, 달을 맞이하는 축제란 어찌 이리도 즐겁고 소란한가. 하늘은 검은 물을 떠다놓은 듯 검었고, 그 사이사이로 반짝이는 별이 유독 밝았다. 달빛은 없었으나 사람들의 열기가 마을을 채웠다.북소리와 기타 소리가 서로를 부추기듯 겹쳐 울렸다. 웃음과 고함이 한데 끓어오르는 그 소란 속에서, 로완은 낯선 열기 속에 몸을 맡긴 채—마치 물 위를 떠도는...
7달 전 로완은 오랜만에 친구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로완은 오랜만에 친구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서늘한 겨울의 밤거리는 늘 그렇듯 고요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골목도 아니고, 도심에서 살짝 떨어진 외곽 지역은 지나치게 스산해서 작은 진동 소리도 크게 다가왔다. 바람이 삭막한 골목을 훑고 지나치면 그 사이로 희미하고 불길한 냄새가 맡아졌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하는 이는 없었다. 로완은 가로등...
7달 전 로완 룩 프로필 사진 (장난스럽게 한 쪽 눈을 찡긋거리며 웃고 있는 남자의 사진이 찍혀 있다.) 성명 : 로완 룩 / Rowan Rook 서류를 확인한 조사원이 애칭이 아닌 풀네임을 기입하라 하자, 로완은 진지하게 이 이름이 자신의 전체 이름이라 말했다. 생년월일 1976.02.29 / 만 32세 성별 : 논바이너리 스스로를 무언가라고 특정하길 원하지 않았다. 그든,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