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달 전 솔부 극소와 가보트 3악장 이니히 김창헌에게 연락이 온 것은 새해가 밝고 고작 이틀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승관은 결연하게 마침내 올 게 왔구나 하는 심정으로 얌전히 네에 교수님 그때 뵙겠습니다, 인사를 했다. 전화가 왔을 때 마침 같이 있던 참이라 한솔은 입 모양으로 교수님? 물었고 승관은 고개만 까딱였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 한솔은 그간 함구하고 있던 것을 승관에게 말했다. 괜히 시험 ... 20
9달 전 솔부 극소와 가보트 2악장 소스테누토 김창헌은 수상할 정도로 자주 한솔네 연습에 나타났다. 다른 애들보다 최소 주에 1번씩은 김창헌을 더 보고 있는 듯했다. 왜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렇지만 다들 예상이 가는 바는 있었다. 첼로나 바이올린 전공이 뭐 특별하다고 둘을 보러 오겠는가, 피아노 교수가. 그렇기에 특히나 승관은 날이 가면 갈수록 김창헌 때문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하지만 교수는 성... 6
9달 전 솔부 극소와 가보트 1악장 파시오나토 *백상의 세레나데로부터 이어집니다 *전체연령가 버전 하지가 지난 뒤로 성큼성큼 짧아진 해가 어느덧 고달플 정도가 됐다. 날이 짧아지니 뭘해도 더 지쳤다. 어깨에 메고 다니는 첼로가 유난스럽게 무겁게 느껴졌고, 악기를 만질 때면 나무의 감촉이 평소와는 달랐다. 한솔은 귀한 첼로의 비위에 맞는 습도를 맞추느라 절절맸다. 습도계와 댐핏을 항상 들고 다니면서 애지... 4
일 년 전 솔부 백상의 세레나데 3악장 칸타빌레 누구는 가을이 결실의 계절이라는데 대학생한테 가을은 준비의 계절이라, 모두들 바빴다. 중간 고사 뒤로 본격적인 기말 과제곡 연습이 시작된 음대는 특히나 더했다. 한솔과 승관, 은서는 그중에서도 특별히 바쁜 축에 속했다. 지도 교수가 배정된 탓이었다. 그 많은 음대생 1학년 전원에게 교수가 셋씩 달라붙을 수는 없는 일이라, 각 조마다 조원의 전공 교수 중 한... 8
일 년 전 솔부 백상의 세레나데 2악장 프레스티시모 찬을 만나러 가야 하는데 같이 가줄 수 있겠느냐고 승관이 그랬다. 되게 머뭇거리고 꺼려지는 얼굴인데도 기어이 물어보는 게 답지 않아 한솔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찬이라면 그, 너랑 민규 형이랑 친하다는 그?" "어, 걔." "나랑은 아예 처음 보는 사이인데 왜 민규형 안 데려가고 나 보고 같이 가자고…." "김민규랑 같이 가면 둘이 중간에 날 넣어놓고 말로... 10
일 년 전 솔부 백상의 세레나데 1악장 템포 주스토 *구하와 카프리치오로부터 이어집니다. 9월 1일 개강 첫날부터 아침 9시부터 학교 강당으로 튀어나오라는 공지를 받으면 방학에 젖었던 대학생 여러분 기분이 잡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미 이렇게 될 것을 여름 방학 시작도 전부터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어떤 것인지 한솔은 그냥 별 생각이 없었다. 오랜만에 부모님과 같은 시간에 일어나 밥상머리에 앉으니 된장찌개... 5
8달 전 솔부 우천에도 취소 없음 고척 제외한 전국이 또다시 우천 취소 시즌에 들어갔다. 우취 우취 우취 고척고척고척 우취 경기 우취 경기 우취 우취 박자가 아주 지랄 맞아서 맞춰드리기가 힘들 정도였다. 들쑥날쑥하는 경기 일정을 따라 등판 일정도 하루씩 밀렸다가 당겨졌다가 지랄 염병이 나는 바람에 루틴 잡기는 더 까다로웠다. 비가 오면 그냥 하루씩 밀어서 올리든가 언제는 우천취소를 취소시키... 60
8달 전 솔부 썸머빅뱅 7000원짜리 냉동삼겹살의 뜨끈한 맛이 위장을 뒤흔들었다. 하루 종일 발표 하다가 마신 옥수수수염차 한 병이 전부였던 승관에겐 이보다 더 위협적일 수 없는 맛이었다. 불판에 얹을 때부터 솔직히 좀 혼미했는데 김치에 마늘에 파채까지 구워다가 앞접시에다가 속속들이 대령해 주는 김민규 살뜰한 솜씨에 사실상 기절 상태였다. 상추 위에다가 쌈무 얹고 그 위에 구운 ... 49
8달 전 솔부 추락하는 브리스톨 上 무릇 자식이란 건 자기 부모만큼은 후레새끼가 되기 마련이었다. 참으로 명예롭게 죽은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재회하게 된 조부모의 엄격하고 못마땅한 얼굴은 그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했다. 자기 자식을 앞세운 자리에서조차 저토록 굳건한 표정 밑으로는 약간의 안도감과 기쁨이 깃들어 있었다. 조부모가 저토록 후레새끼인데 그 아들과 그 손자가 멀쩡한 사람일 수는 없는 법... 2
8달 전 솔부 보고싶었던 나의 항성에게 오하이오의 옥수수 바람은 버논을 키웠다. 광활한 천지를 채우는 빽빽하게 늘어선 옥수수와 그 사이로 스치는 바람들이. 옥수수를 심고, 키워 내고, 수확하고, 다시 밭을 갈아 엎으며 뿌리까지 전부 뽑아내고 다시 심는 한 해의 사이클 속에서 옥수수 대가 유들유들하게 자라나는 소리는 거의 매일을 버논의 집을 에워싼 채 견고했다. 사람을 포위하기 위해 심기라도 한듯... 20
8달 전 솔부 9월과 진행형 헤드라이너 23년 솔부 카페 협력 밴드 컨셉 카페 98PP(@alwaysbuoo) 협력 9월과 진행형 헤드라이너 찬란한 여름이 진 자리에는 흔적이 길게도 남았다. 섬광처럼 지나간 계절의 뒤를 쫓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나 점점 짧아지는 해는 기어이 여름을 뒤쫓게 만들었다. 늦여름에야 오게 된 바다였다. 여름 내내 이 락페 저 락페 돌아다니며 번 돈은 꽤 되었다. 지방이고 서울이고 ... 2
8달 전 솔부 아기 드래곤은 디저트가 먹고 싶어 23년 솔부 카페 협력 로판 컨셉 카페 Letters from 19c 9.8(@LettersFr_19c98) 협력 아기 드래곤은 디저트가 먹고 싶어 바야흐로 마도 공학의 시대였다. 마법과 신성에게 약간 밀려나 마법도 신성도 쓰지 못하는 가여운 이들이나 쓰는 부자재에 불과했던 마도 공학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은 기차가 지축을 딛고 찢으며 장엄하게 달리면서부터였다. 물론 워프에 비해서... 1
일 년 전 솔부 경계 사이 연애 관계 감각 관련 센티넬들은 대체로 성격이 지랄맞다는 통계청 자료가 분명히 어디 있을 거라고 승관은 항상 투덜거리곤 했다. 물론 그게 걔네한테 밀려서 찍 소리도 못 내고 가만히 있는단 소린 아니었다. 니네 지금 아주 지랄 맞게 굴어서 자기 솜털이 그냥 다 짜릿짜릿해질 정도로 분위기 날 서 있는 사이에 껴 있으면 숨도 쉬기 힘들다고 너스레 떨고 잔뜩 독 오른 감각 ... 36
일 년 전 솔부 종로 2가-광화문 범 오피스 지대 직장인 삶에 관한 소고 맛집 탐구와 삶의 질 사이의 연관성을 위주로 솔부 온리전에서 인쇄한 2권 책의 랜덤 특전으로 배포된 글입니다. 인쇄 당시 약간의 내용 중첩이 발생하였으나 따로 바로잡지 않고 인쇄했던 내용 그대로 게재합니다. 종로 2가-광화문 범 오피스 지대 직장인 삶에 관한 소고 - 맛집 탐구와 삶의 질 사이의 연관성을 위주로 부승관 I. 서론 1. 문제제기 및 연구사 검토 2. 연구대상 및 연구방법론Ⅱ. 업무 외 ... 38
일 년 전 솔부 구하와 카프리치오 3악장 아 템포 바다에 가자고 분위기를 잡은 건 승철이었다. 지훈의 작업실에 옹기종기 모여 방학 다 끝나기 전에 어디 롯데월드라도 놀러가자고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서울 근교로나 좀 돌까 했는데 갑자기 바다 얘기를 꺼내는 바람에 모두가 어엉? 어리둥절해했다. 그와중에 원우는 되게 황당하다는 듯이 안경을 올리며 대꾸했다. "나 창원 있을 때 말하지. 창원에서 돌아온 지 얼... 6
일 년 전 솔부 구하와 카프리치오 2악장 아드 리비툼 서명호는 대놓고 어리광 부리고 나 예뻐 해줘 하는 사람들에게 대체로 약했다. 한솔과 좀 더 오래 알고 지냈지만 대놓고 예뻐하고 아껴주기 바쁜 건 승관이 된 이유였다. 자칫 잘못하면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낸 꼴이 될 수 있어 미묘해질 수도 있는 사이는 생각보다도 무척 잘 굴러갔다. 승관은 예쁨받는 동생이 되길 원했고 한솔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료가 ... 10
일 년 전 솔부 구하와 카프리치오 1악장 안단테 마 논 트로포 *극점의 콘체르토에서 이어집니다 벚꽃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중간고사 시즌이 지나가면 찾아오는 것은 아주 잠깐의 술자리와 뒤따르는 기말고사 시즌이다. 아니 대체 뭘했다고 벌써 기말이야? 장난하세요 교수님 저는 교수님 수업만 듣는 게 아니라 최소 18학점 이수 중입니다 대거리할 틈도 없이 교수들은 기말은 이걸로 볼거니 준비하세요 안내를 해줬다. 저런 남의 말 귓...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