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달 전 어느 외딴 섬의 미스터리 파일 -조사(1)- 1부 : 이상한 저택(3) 산은 그렇게 높지도, 깊지도 않았다. 나무가 제법 있어서 그나마 산처럼 보였지, 그것도 아니었다면 좀 높은 언덕 정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언덕의 중턱, 딱히 넓다고 할 수도 없는 곳에 작은 저택은 우뚝 솟아 있었다. “어때 보입니까?” “십만 프랑까진 아니라고 봐.” “…네, 뭐……. 그렇겠죠.” 왜냐하면 제라늄도 없었고 빨간 벽돌도 아니었기 때문이...
8달 전 어느 외딴 섬의 미스터리 파일 -전개- 1부 : 이상한 저택(2) 여왕군 중앙수도군 특수파병부대 동아시아 24팀 비렛 리 수습 포인터. 그게 비렛이 군복과 함께 받은 새 이름이다. “길어.” “안 길어요. 외우세요.” 유니폼은 훌륭했다. 조금 덧붙이자면 훌륭한 유니폼을 베테랑 메이드팀의 손길로 한겹 한겹 입힌 비렛은 제법 볼만했다. 물론 벨트도 없이 청바지만 대충 입은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루는 ...
8달 전 어느 외딴 섬의 미스터리 파일 -도입- 1부 : 이상한 저택(1) 비루가 그들을 찾아오는 건, 잦은 것처럼 보이긴 해도,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다. 그의 방문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일어났다. 어떤 일이 생겼다든가, 뭔가 일이 벌어졌다든가, 중대한 문제가 생겼다든가. 그래서 이번에도 찬성은 그를 대접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일로 이런 누추한 곳까지 걸음을 하셨느냐고. 덕분에 장소를 제공해 준 야마다 씨의 쥬쥬 베이커...
4달 전 HATE : 2 HATE : 1 에서 이어지는 글 돌아보지 않았다. 금방 올게. 걱정하지 마. 이브는 무사할 거야. 여기로 데려오면서도 하지 못한 말은 여전히 가슴안에만 담아 두었다. 말들은 빠르게 뭉치고 녹아 걱정이 된다. 금방 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걱정해야 하면 어떡하지, 이브가 무사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오토바이 키를 세게 쥐고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시동을 걸면서 ...
4달 전 HATE : 1 LOVE에서 이어지는 글 가족 같은 소릴 한다고 생각했다. 비렛에게 가족은 언제나 무의미했다. 바랄 때는 없었고 바라지 않을 때는 귀찮을 만큼 들러붙었다. 좋은 가족이었던 순간은 조금도 없었다. 늘 불안했고 우울했고 답답했다. 특히 형제라는 단어는 더욱이. 형제라는 단어는……. “씨발, 개 같아서 진짜.” 손이 떨렸다. 피울 담배도 없으면서 손을 들어 입가...
2달 전 HATE : 3 HATE : 2에서 이어지는 글 정신없이 내달린 끝에 겨우 ‘목적지 부근입니다’라는 안내 음성을 들었다. 마주 오는 차 한 대 없이 적막하던 길은 이내 넓은 공터로 이어졌고, 공터 너머로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잿빛의 건물도 하나 서 있다.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완전히 멈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비렛은 오토바이를 던지듯 아스팔트 위로 뛰어내렸다. 오토바이도,...
5달 전 LOVE MOVE에서 이어지는 글 론고와는 그리 잘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었다. 함께 지낸 시간을 따져도 귄트보다 훨씬 타인일 정도다. 이브가 론고를 처음 만난 건 칸델라에서 비렛의 경호-또는 감시-를 할 시절, 론고는 그 옆에서 치와와처럼 알짱거리던 때였다. 어디에나 있는 잡놈이라고 생각했다. 간식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꼬리를 흔드는 기회주의자. 리더가 될 능력...
일 년 전 비록 진심은 아닐지라도 『서장』의 조각에서 이어지는 조각 “너 큰 잘못한 거야.” “알아.” “아니, 몰라. 아는 사람은 그런 말 못 해.” 토트리의 시간은 멈췄다. 조각난 연인의 시신을 끌어안았을 때부터 그의 땅은 자전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해가 뜨건 달이 뜨건, 비가 내리고 그 땅이 마르건 토트리는 여전히 축축한 우물 아래 있는 것 같았다. 마지막 인사를 건네던 그 얼굴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날이 ...
일 년 전 NI : 서장 이야기가 시작된 순간 건방진 인간의 아이야, 날 악마에게 팔아넘긴 아이야. 나도 네게 선물을 주마. 우리의 마지막 왕이 네 심장에 말뚝을 꽂아 넣을 때까지 넌 그 어떤 온기도 느낄 수 없을 게다. 아무리 바라고 원하고 외쳐도 네게 들러붙는 건 원망과 배신, 증오, 시기와 질투뿐이리니 영원히, 네 심장이 뛰는 동안은 평생 웃지 못할 것이다. 귓가에 울리는 것이 실라의 웃음인지 제...
일 년 전 외전 : Hannah, 2 저런 직원을 고용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고 제이는 중얼거렸다. 제 커피가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직원의 흉을 볼 생각인 것 같았다. 딱히 하는 얘기도 없었다. 태도가 불량하다, 주문을 뭐 저렇게 받냐,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러 단어는 쓰지만 결국 주제는 하나였다. 그 정성 어린 불평으로 제이는 한나의 단비 같은 즐거움을 휘발시키려 하고 있었다. 만약 ...
일 년 전 MOVE 많은 날을 잊지 못하지만, 그 날도 유독 잊지 못한다. 여름이 유독 어울리지 않는 남자였다. 고용주가 보내준 사진 속 익살맞은 소년은 어디 가고 파리한 청년이 앉아 한 팔에 깁스를 두른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뱃재가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어쩌면 신경도 쓰지 않고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사는 일방적이었다. 미스터 리, 맞으십니까? 한나 ...
일 년 전 외전 : Hannah, 1 그건 사고였다. 사소하면서도 심각했고 책임을 묻기도 힘든, 성가신 사고였다. 원인이 무엇이라고는, 돌이켜보면 어느 하나라고 꼽을 수도 없었다. 한나의 주변은 지루했고 지긋지긋했으며 지겨웠다. 그의 자서전을 쓰기 위해 펜을 들면 첫 문단의 마침표를 찍기도 전에 밀려드는 졸음을 먼저 참아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 삶은 성공적이었으나 재미는 없었다. “…나,...
일 년 전 이것은 재앙의 알파와 오메가 업로드 일자 : 2025. 4. 11 “이제 세상의 포유 동물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뉩니다. 알파와 베타, 그리고 오메가로요.” “나 그거 알아요. 야망가 같은 데서 나오는 소잰데?” “알고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높은 확률로 그게 맞을 겁니다.” 우주선에서 외계인…이 아니라, 악마들의 섬에서 그들의 장군이 내려와 웬 뜬금없는 선언을 시작한다. 찬성은 누구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