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약 5천 자, 실제 작업물, HL 비가 온다. 그는 무심코 눈을 뜬다. 우두커니 선 채로 잠시 눈을 깜빡인다. 익숙한 들판이다. 허리춤까지 웃자란 갈대가 지평선 끝까지 사방팔방 펼쳐져 있다. 어두운 진회색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어 빛이 없다. 비가 마치 칼날처럼 빗발치고 맹렬한 바람이 전신을 물어뜯는 듯하다. 질척한 진흙에 서서히 잠기는 발에 땅에서부터 올라온 냉기가 침투한다. 춥고, 매섭고...
2시간 전 약 1만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0. 도무지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완연한 밤이 내려앉은 해변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이치고 밀려나길 거듭하던 파도. 포말에 부서지던 별 가루 같은 모래 뭉치. 달빛마저 몸을 숨긴 짙은 적막의 순간에 우리는 환영받지 못한 객처럼 어렴풋한 형체였다. 맞닥뜨린 어깨와 서로를 보지 않는 시선과 다물린 입술. 습기 어린 맞바람이 얼굴을 때릴 때마다 ...
2시간 전 약 9천 자, 실제 작업물, BL, FF14 기반 드림 “영웅의 몸을 연구해 보려고 해요.” 야슈톨라가 그렇게 말했을 때 그라하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영웅의 몸과 연구라는 단어가 달라붙은 생경한 문장이었다. 어리둥절한 시선이 야슈톨라에게로 향했다. 책에 얼굴을 박고 있던 야슈톨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유리알처럼 반질거리는 눈동자를 하고서 야슈톨라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가 탄식처럼 한숨을...
2시간 전 약 9천 자, 실제 작업물, BL, 1차 / 크리그어 스포일러 주의 뒷일을 부탁하지. * 잿빛 하늘에서 드리운 그림자가 거리를 덮었다. 마천루와 같은 빌딩 최상층에 서서 A은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짙은 먹구름이 낀 하늘에서 무거운 눈송이가 하나둘씩 떨어졌다. 내리는 속도를 보아 머지않으면 도시가 새하얗게 물들게 될 터였다. 우산을 찾아 편의점으로 향하는 사람과 발걸음을 재촉하는 행인, 눈사람을 만...
2시간 전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BL, 1차 / 빠른 마감 (3일), 작업 소감 추가 “이래서야 물 건너갔는데.” 한숨을 내쉬는 A의 큼지막한 귀가 잠시 펄럭였다. 뛰어난 청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이어지던 인기척이 순간적으로 멈췄다가 움직이는 것을 눈치챘다. 아마 저 기척의 주인도 제 말을 들었을 터였다. 쩝, 하고 입맛을 다시며 A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창가를 가리키며 상대에게 말했다...
2시간 전 약 6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 Drowning Figures 그는 잠겨 있었다. 수면 아래, 대지 아래, 진흙 아래, 냇물 아래, 지층 아래……. 그것을 무어라고 말하든 결국 빛이 들지 않는 장소였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그는 필요를 상실하여 버려진 도구처럼 처박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슬프지 않았다. 버려졌다는 사실에 분노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단지 두 눈을 형...
2시간 전 약 1만 4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조라쟈 님께. 조라쟈 님, 안녕하신가요? 먼 곳에서 편지해요. A랍니다! 근래 어떻게 지내고 계실지 모르겠어요. 계승 의식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곱씹을 때마다 가슴이 몹시 두근거린답니다. 거리는 멀지만 소식은 빠른 법이라서, 저는 종종 무왕님께 가 계승 의식이 어디까지 진전되었는지 여쭙고는 해요. 바로 어제도 그랬어요. 듣자 하니, 조라쟈 님, 한창 오르코...
2시간 전 약 8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냐, 결심했어. 집을 살 거야!” 고즈넉한 돌의 집의 평온을 단숨에 깨부순 건 A의 우렁찬 선언이었다. 의자에 앉아 찻잔을 기울이던 야슈톨라와 위리앙제가 가장 먼저 고개를 갸웃 기울였고, 벽면에 기대어 서 있던 산크레드가 얼굴을 찌푸렸으며, 온갖 서적을 두고 말씨름하던 그라하와 르베유르 남매가 제각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지막으로 바깥에서 일을 보던 타...
2시간 전 약 5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다리에 힘을 주고, 몸을 단단히 지탱하고, 온 팔을 써서, 찌른다. 파트너의 심장은 예상보다 무르다. 관통당한 육체가 흐느적거리지만 에스티니앙은 경계를 놓지 않는다. 꼬나쥔 창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바닥을 딛고, 조금 더 앞으로, 앞으로, 전진한다. 점점 깊이 파고들자 창을 쥔 손까지 피가 흐른다. 이제 끝이다, 그가 입을 빠끔거리고, 이윽고 시야가 ...
2시간 전 약 5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네가 죽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야 작별에 가까운 건 항상 나였으니까. 그것이 눈 감은 너를 보며 내가 떠올린 최초의 상념이다. 리빙 메모리 계획을 실현에 옮기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때 나는 영혼 자원 시스템을 조금 더 견고하게, 몇백 년이고 견딜 수 있을 만큼 보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식사와 수면이 필요하지 않은 영원인의 몸은 내가...
2시간 전 약 9천 자, 실제 작업물, BL, FF14 기반 드림 / 퀘스트 : 라이나의 부탁 퀘스트 : 라이나의 부탁 보상 | ㅁㅁㅁ의 기쁨 개요 | 라이나로부터 책 배달을 부탁받았다. 라이나와 함께 성견의 방으로 향하자. * “책을?” 그게 주인 없는 성견의 방을 차지한 채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모험가의 첫 마디였다. 모험가는 라이나가 내민 책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검은 가죽을 덧대고 제목에 금박을 찍은 멋들어진...
2시간 전 약 1만 2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괜찮아요. A는 괜찮아요.” “하지만,” “으응, 괜찮으니…… 말씀하세요.” 짧은 침묵이 남기는 기다란 흔적이 있었다. 선고는 보이지 않는 자상과도 같아서 하릴없이 웃음이 났다. “삼 개월.” “…….” “앞으로 삼 개월입니다.” * 계절이 불분명한 알렉산드리아에서도 슬슬 겨울이었다. 스산한 복도는 기다랬고 또 침침했다. 벽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난 동그란...
2시간 전 약 4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대검을 맨 모험가는 설원에 홀로 서 있다. 소탕은 끝났다. 부대는 제각기 복귀했다. 모험가에게는 마지막 임무가 남았다. 마지막으로 이 주위를 느슨하게 둘러보며 남은 흔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 막 제국군과의 전투를 끝낸 참이다. 갈레말 제국 수도에서 내전이 일어난 이후로 국가 간의 전쟁은 흐지부지되었다. 하지만 돌아갈 곳 없거나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 잔...
2시간 전 약 5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너는 언젠가 죽는다. 다른 이들보다 훨씬 가파르고 성마른 속도로. 그것이 너의 주치의로서 내가 내린 첫 판단이었다. 커다란 병실과 커다란 침대에 기대어 앉은 작은 체구 덕분에 너는 더더욱 앳되어 보였다. 침대 바로 옆에 난 큼지막한 창문, 거기서 떨어지는 빛살이 네 투명한 뺨을 비출 때 우리는 눈이 마주쳤다. 나를 바라보는, 그러며 삶을 갈망하는 눈은 잿빛...
2시간 전 약 7천 자, 1차, 실제 작업물 / 낭만 효과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해변의 묘지 중, 폴 발레리 “오늘로 할래요.” “뭘 말입니까.” “내 기일.” 부싯돌을 비비던 손이 잠시 멈췄다. 고개를 들지 않고, B을 바라보지 않고, 요람처럼 쌓아둔 볏짚을 내려다보며, 거기에 그슬리기 시작한 희미한 잿불에 손끝을 비비면서, A은 나지막이 대꾸했다. “마음대로.”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말...
2시간 전 약 5천 자, 실제 작업물,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기반 드림, HL [개와 늑대의 시간] : 백일몽 주식회사의 식별코드는 Qterw-B-999. 황혼이 지는 시간대에 들판에 나간 사냥개를 불러달라고 부탁하는 마을이 있다. 무사히 개를 데려온다면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주며, 돌아올 집을 선물한다. 자신의 소속을 명확히 기억할 것. 돌아올 곳을 잊지 않을 것. * “개, 개를요?” A은 저도 모르게 J3을 바라보았다. 그가 현재...
2시간 전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기반 드림, HL 리라를 켜며 앞장설 사람이 없어졌다. 그는 혼자였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여자는 눈을 껌뻑였다. 바닥을 디딘 제 발치를 내려다보았다가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핀다. 뺨을 몇 번 어루만졌다가 볼을 꼬집었고 미약한 통증에 몸을 떨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녹슨 철 냄새가 나는 손을 들어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주저앉았다. “기, 길을……....
2시간 전 약 5천 자, 실제 작업물, 1차, BL 몰려온 먹구름이 별을 가린 밤이다. 살갗을 어르는 추위에 떨며 A가 천천히 숨을 골랐다. 입김은 하얗게 퍼지더니 곧 안개처럼 흩어졌다. 언덕 중턱에 잠시 멈춰 선 참이었다. 비탈진 길에 두 발을 단단히 디딘 채로 그는 잠시 옷매무시를 단정히 했다. 멀지 않은 곳에 목적지인 학교가 있었다. 잰걸음으로 걷는다면 아마 오 분 내외일 것이다. 시린 손을 입으로 후...
2시간 전 약 1만 2천 자, 실제 작업물, BL, FF14 기반 드림 이로써 명명백백해졌다. 영웅의 시신이 도난당했다. 실없이 뺨을 문지르며 그라하는 텅 빈 관을 내려다보았다. 지나치게 현실감이 없어서 오히려 놀랍지도 않았다. 정신이 아득해지기는 했지만 뭐랄까, 두려움이나 분노라기보다는 그냥 영 멍했다. 살살 저리기 시작한 손끝을 만지작거리며 그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며 직전 제가 읊었던 말을 살짝 고쳤다. 명명백백했다. 영...
2시간 전 약 6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잊었던 기억은 불현듯, 돌부리에 걸리는 발만큼이나 무심코 되돌아온다. 좁은 사각형 연구실 안에서 A는 그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넓지 않은 공간이었다. 애당초 사람을 많이 품기 위해 설계되지도 않았다. 고작 두셋, 많아야 네다섯. 좁은 연구실 안에는 온갖 기계와 조종간이 들어차 있었다. 그것들이 일제히 짙푸른 잔광을 흩뿌리며 울렁였다. 이 연구실이 유달...
2시간 전 약 6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피부에 와닿는 소름 끼치도록 생생한 공기에 밭은 숨을 토해내며 눈을 떴을 때. 모험가는 가로누워 있었다. 잠시간 눈을 깜빡인다. 세계가 기울어 있다는 자각은 충분히 느리게 온다. 하늘과 수직으로 맞닿은 검푸른 파도, 일렁이는 파랑, 그 끝을 산만하게 수놓은 레이스 같은 거품들을 들여다보며 모험가는 생각한다. 세상이라는 게 본래 이랬나. 바다와 하늘이란 게 ...
2시간 전 약 6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BL 그 아이들이 어떻게 지낼지 궁금하지 않다곤 할 수 없어.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의 삶이, 내게는 나의 삶이 있지. 어떤 궁금증은 때때로 도 넘은 간섭이 되기도 하잖아. 그들의 날개를 꺾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 너는 이해할까? * “영웅님!” 크리스타리움 특유의 상쾌한 밤바람이 뺨을 때리고 지나갔다. 머리 위를 화려하게 수놓는 폭죽 아래에서 그가 주위를 둘러...
2시간 전 약 4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HL 이름, 칼릭스. 나이, 불명. 영원인으로 최소 사백 년을 넘게 살아왔다고 추정하고 있다. 덥수룩한 은회색 머리와 색이 옅은 눈동자가 특징적이다. 항상 다소 피로한 낯을 하고 있는데, 눈가의 그늘이 짙은 탓에 그러한 분위기가 강조된다. 목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링거 같은 장치를 달고 있으며, 수술복과 엇비슷한 연푸른 내의에 의사 가운을 입고 있다. 연구원일 ...
2시간 전 약 7천 자, 실제 작업물, 테니스의 왕자 드림, HL 마음을 먹었다고 모든 게 단숨에 원래대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그다지 믿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다. 무릎을 꿇고 앉은 채로 B는 가만히 생각했다. 멀지 않은 곳, 딱 손을 뻗으면 닿을 그곳에 그의 도복이 정갈하게 개켜 있었다.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도복을 응시하며 B는 지난겨울을 떠올렸다. 많은 일이 있었다. 청소년기 학생들이 으레 겪곤...
2시간 전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은 해야 하는구나 기반, HL “여기서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는데.” “요원님이 이렇게 깊이 들어오실 줄 몰랐습니다.” 높낮이 없는 목소리에 최 요원이 웃음을 터트렸다. 눈앞에 그를 등지고 선 백은파의 백옥 같은 눈동자에 희미한 의아함이 깃들었다. 그들은 지금 재난 한복판에 서 있었다. 제법 흔한, 이제는 감히 ‘판에 박힌’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한 놀이공원 관련된 재난이었으나 그런 건조...
2시간 전 약 6천 자, 실제 작업물, 와일드 그레이 기반, HL 깨달음은 불현듯 온다. 무심코 뺨을 적시는 사소한 빗방울처럼. 스쳐 지나친 무엇인가에 발걸음을 잡히는 순간, 돌아본 시야에서 뜻밖의 물건이 자신을 사로잡는 것을 느끼며 B는 차분히 멈춰 섰다. 갈고리 같은 인력을 지닌 그것이 깨끗한 유리창 너머에서 희뿌연 조명에 빛을 발하고 있었다. 티끌 한 점 없는 은으로 겉을 조각한 테. 내용물을 보호하는 막은 놀라우리...
2시간 전 약 5천 자, 실제 작업물,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 드림, HL 계절이 여물거든 뱃놀이를 가자. 버드나무가 드리운 연못에 배를 띄우고, 차양 밑에서 따가운 햇살을 피하자. 너울 치는 수면에 비치는 우리네 얼굴에 꼭 닮은 기쁨이 어려 있을 테니……. * 끝에서 비로소 질문한다. 거짓이었을까. 작렬하는 여름 뙤약볕 아래 무릎을 꿇은 채로 버석한 땅을 그러쥔다. 끔찍한 살해였다. 천형죄인이라는 낙인에서 그 또한 자유로울 수 ...
2시간 전 약 6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 Good Bye, World 마침내 눈을 뜬다. * 느리게 쏟아지는 감각 속에서 A가 첫 숨을 들이켰다. 정수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급류가 휩쓰는 듯한 아찔한 부유감에서 간신히 벗어난다. 흐리던 감각이, 그러니까, 내가 이곳에 실존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의아함이 점차 물성을 가지더니 빚어지고 굳는다. 육신이, 그러나 단단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에 관한 질...
2시간 전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GL, 로드 오브 히어로즈 기반 사르디나의 바닷바람엔 특유의 생선 냄새가 있다. 부둣가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소금기보다는 조금 더 눅진하고 찝찔한 비린내.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과 그로부터 분화하는 일상, 그 틈바구니에 숨죽인 포탄과 화약 냄새가 뒤섞여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로잔나는 말했다. 사는 것들은 대개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며 가장 손쉽게 찾아낼 수 있는 파편이 바로 냄새라고. ...
2시간 전 약 3천 자, 오마카세, 해리포터 기반 정말 지치지도 않으시는군. 그게 브루노의 첫 소감이었다. B 가문의 집사장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해온 지 어느덧 육십 년이었다. 호그와트를 졸업한 직후부터 몸담아 온 덕에 B 가문과는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웬만한 사건은 브루노의 손짓 아래 쥐 죽은 듯이 처리됐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 가주에게 올라가는 일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것을 본인의...
2시간 전 약 8천 자, 실제 작업물, HL 꿈을 꿨다. 눈을 떴을 때 그는 침대에 혼자 누워 있었다. 곁자리는 누군가가 누웠던 흔적 없이 깨끗했다.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 건 당연하다고, 꿈속의 A는 스스로를 위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하얀 침구를 정돈했다. 떨리는 손을 소맷자락에 감추고 안방 문을 열었다. B, 하고 이름을 부르며 침실을 나섰다. 집안을 전부 돌았다.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2시간 전 약 7천 자, 실제 작업물, BL, 현대 기반 잘 자. 어디 아파?ㅋㅋ 어 아프다 꺼져 A아?? A아 답장 좀 * “A.” “…….” “A 군 없나요?” 강의실 어디에서도 대답 같은 건 돌아오지 않는다. 머리에 듬성듬성 새치가 보이는 교수는 흠,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다음 순번으로 넘어갔다. B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무성의하게 대답하며 스마트폰 화면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벌써 몇 시간째 노려보고 있...
2시간 전 약 4천 자, 오마카세, 1차, BL 날숨이 안개처럼 핀 밤이다. 땅거미 내린 지평선 위로 간헐적인 불빛이 깜빡였다. 일정하지 못한 거리를 두고 박힌 가로등이 꼭 이쑤시개 같다고 생각하면서 B는 모자를 한껏 눌렀다. 우산이 없었다. 출근길에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않은 대가가 이렇게 돌아왔다. 나직이 한숨을 쉬며 걸음을 옮겼다. 빗줄기가 굵지는 않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회사 건물 처마의 끝단에 ...
2시간 전 약 5천 자, 실제 작업물, HL 갖고 싶은 것은 그렇게 생겨난다. 멀리 있을 때, 돌아갈 수 없을 때. / 균형 잡힌 식사 中, 안미옥 “B, 아직이야?” A이 크게 외쳤다. 현관문에 기대어 선 그가 몸을 뒤척였다. 마땅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 한번, 몸을 조금 앞으로 빼고서 소리쳤다. 아직이야? 커진 A의 목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대답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A은 신발을 ...
2시간 전 약 2천 자, 사카모토 데이즈 기반 드림, GL, 실제 작업물 무릇 킬러 양성 학교의 점심시간이란 총칼과 덮밥이 난무하는 군상극과 다름없기 마련이다. 킬러 지망생들이 모여 맛대가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덮밥을 입안에 욱여넣고 있던 바로 그때. A이 제 몫의 식사를 들고 줄에서 빠지려는데 소란이 일었다. 혈기 왕성한, 적어도 그렇게 포장할 수 있는 무투파 사람들의 집합이나 다름없는 곳이었으므로 기실 다툼 자체는 그다지 ...
2시간 전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기반 BL 원체 삶에 미련이라는 게 없어서 말이야. 아니, 그렇다고 죽고 싶다는 건 아니고. 에헤이, 그 두 개를 동일시하면 쓰나.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나, 그것들은. 죽고 싶다는 상태가 얼마나 능동적인 상태인지 알아? 한번 생각에 빠져들면 나를 둘러싼 어지간한 것들이 날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니까. 그런데 삶에 미련이 없다, 이건 살다가 기회가 될 때 ...
2시간 전 약 7천 자, 실제 작업물, BL,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기반 드림 “그냥 관두자. 그편이 나을 것 같다.” B는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방금 이별을 통보 당한 사람치고는 터무니없이 무덤덤한 낯으로 그가 상대를 바라보았다. 짧게 친 고동색 머리칼. 적당히 두꺼운 눈썹. 평소 가볍고 말이 많은 성격인 것과 달리 지금은 얼굴이 어둡다. 제법 키운 몸이 움직였다. B의 어깨를 잡고는 어색한 손짓으로 두어 번 두드렸다. 위로인지,...
2시간 전 약 6천 자, 실제 작업물,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 기반 BL 드림 이번 회차도 실패다. 신재현은 차분하게 결론을 내렸다. 눈이 굴러 땅으로 향했다. 지난 몇 년간 숙소로 삼았던 아파트 옥상에 그는 서 있었다. 꼬이고 되풀이되는 시간 속에서,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면 기다렸다는 것처럼 이 숙소로 옮겼더랬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은 사십이 층 옥상. 난간에 기댄 채 신재현은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 잇새에서 새...
2시간 전 약 5천 자, BL, 이터널 리턴 기반 당신과 내가 둘이 남았다. B,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불리는 남자가 생각했다. 부드러운 북풍이 분다. 분위기와 걸맞지 않은, 오히려 그렇기에 더더욱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바람이다. 바람결에 풀잎이 스친다. 누군가의 기척처럼 느껴지는 부스럭거림에 B는 버릇처럼, 오래도록 갈고닦은 것만 같은 몸짓으로, 등을 돌린다.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하면서 그...
2시간 전 약 4천 자, 실제 작업물, HL, 집이 없어 드림 “같이 연극 보러 갈래?” A은 대답하는 대신 눈을 깜빡였다. 책상 위에 엎어져 있던 몸이 반쯤 일어났다.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숙덕거리는 소리가 작게, 그러나 선명히 들려왔다. 데이트 어쩌고, 둘이 무슨 사이 저쩌고. 속닥거리는 소리에 목소리의 주인, B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미묘하게 낯이 붉어졌다. 시선이 희미하게 떨렸다. 한참 뜸을 들이고 나서야...
2시간 전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BL, 도검난무 기반 드림 “A 군.” 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A가 고개를 들었다. 멀지 않은 곳에 낯익은 인영이 서 있었다. 구부정하게 굽혔던 허리를 바짝 펴며 A가 손을 흔들었다. 짧은 뜸을 두고서 상대가 움직였다. 신발 아래로 쌓인 눈이 밟히는 소리가 고요한 낮을 채웠다. 함박눈이 멎고 얼마 지나지 않은 낮이었다. 해는 뿌옜고 기온은 낮았다. A는 손질용 기름과 천, 무...
2시간 전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NCP, 판도라하츠 기반 보이는 것도 흰 것이고 보이지 않는 것도 흰 것일 때 겹겹의 백지처럼 어두운 곳엔 없는 기도를 했다 알고 싶지 않은 것을 알게 되면 어른이 될까 받고 싶지 않은 편지 뭉치를 받아들고서 아침에 눈을 뜨고 다시 눈을 감을 때까지 매일 그게 궁금했다 / 가족의 색 中, 안미옥 B가 눈을 떴다. 젖은 바람이 불었다. 비가 올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바스커빌...
2시간 전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GL, 포켓몬스터 기반 낯선 울음이 들렸다. A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닫힌 방문 너머에서 무엇인가가 툭툭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작은 솜털 같은 것이 부딪히는 것 같았다. 소음에 맞추어 눈을 깜빡였다. 톡톡, 깜빡깜빡, 톡톡, 깜빡깜빡. 그리고 잠시간의 침묵. 제 앞에 앉은 B도 눈을 동그랗게 뜬 것을 확인한 A가 다시 방문을 바라보았다. 생일을 앞두고서 가진 만남이었다. B가...
2시간 전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GL, 포켓몬스터 기반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나뭇잎이 일제히 파르르 흔들렸다. 거의 동시에 A가 멈췄다. 눈을 조금 동그랗게 뜬 채로. B와 약속이 있었다. 오후 네 시 삼십 분, 항상 가는 카페 앞에서. 카페는 쇼콜라가 맛있었으며 근처에 볼거리도 많아 약속 장소로 잡기에 알맞았다. 다만 이른 아침 A에게 급한 일정이 생겼다. 신곡 도입부 녹음을 딱 한번 더 딸 수 있냐는, 울...
2시간 전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약한 영웅 기반 드림 동사보다는 명사가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계절. 겨울 숲속의 말없는 산책. 고독 속의 고독. 고독 끝의 고독. 고독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안에 있는가, 밖에 있는가? / 나뭇가지들은 나무를 떠나도 죽지 않았고 中, 이제니 * 주홍 불길이 인다. 라이터 점화하는 소리는 짧고 희미하다. 불티가 튄다. 하얗던 담배 끝이 검어진다. 시차를 두고 연회...
2시간 전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판도라하츠 기반 드림 나는 지나가려고 했다 자신이 하는 말이 어떤 말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진짜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반복이 우리를 자라게 할 수 있을까 진심을 들킬까 봐 겁을 내면서 / 안미옥, 한 사람이 있는 정오 中 * 소나기가 장막처럼 거리를 감쌌다. 냉랭하게까지 느껴지는 습기가 뺨에 얇고 빈틈없이 스미고 있었다. 우산이 채 막지 못한 물방울들을 갑옷처럼 두른 채 A가...
2시간 전 약 1천 자, 실제 작업물, 캐릭터 독백 탁상 위를 노니는 손이 매끄럽다.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 특유의 거침없는 손길이다. 주전자에 물을 담고, 뚜껑을 닫고, 탁, 불 위에 올리고. 손수건으로 손을 닦고, 불을 켜고, 잔을 끌고 오고. 딱. 페루산 원두에서 쌉싸름한 향이 퍼진다. 한 번 태운 커피 원두 냄새가 사무실 전체를 메우기 직전, 꽉. 노끈으로 입구를 묶는다. 탁상 근처를 헤매...
2시간 전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HL, 해리포터 기반 “이상하지. 꼭 네가 날 위로하는 것처럼 들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A는 고개를 돌릴까 아주 잠시 고민했으나 결국 묵묵히 시선을 고정했다. 물결처럼 흔들리는 갈대밭이 눈동자에 맺힌다. 그 너머 한도 끝도 없을 듯 광활히 펼쳐졌을 검은 호수를 상상하며 얕은 숨을 삼켰다. 여상 같은 풍경이었다. 조금 빠른 박자로 맥동하는 심장이 유별나다고 느껴질 정도로...
2시간 전 약 1만 2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 Los Vidados “됐다.” 마지막 음식을 놓고서 그라하가 두어 걸음 물러났다. 현관문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놓인 자그마한 제단이었다. 갖은 음식이 그 위를 장식했다. 토르티야에 치즈와 채소를 넣어 구운 엔찰라다, 신경 써서 직접 끓인 매콤한 토마토수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볶음과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빵까지. 정성 들인 한 상을 뿌듯하게 ...
2시간 전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HL / Antifreeze “A한테 줄 선물이니?” 익숙한 목소리에 B가 고개를 들었다. 아는 사람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여는 생일잔치를 총괄하는 담당 수녀님이었다. 긴장한 것도, 멋쩍은 것도 같은 낯을 하고서 그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B가 살짝 물러나 자리를 만들었다. 부엌에는 단 두 사람뿐이었다. 겨울 시기의 보육원이 으레 그러하듯 부엌 특유의 음식 냄...
2시간 전 약 8천 자, 실제 작업물, 1차 “저항하라!” 멀지 않은 곳에서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린다. 광장에 한가득 모인 인파를 지나 삼 층짜리 아틀리에에 가닿을 만큼. 쩌렁쩌렁 울린 목소리를 지나 또 다른 외침이 화답하듯 울린다. “매달아라!” * 시가지 중심에 있는 세인트롤 광장은 마을의 모든 길이 이어지는 일종의 바다와 같은 존재였다. 길을 잃는다고 하더라도 벽을 짚고 직진하다 보면 언젠가는 ...
2시간 전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HL 충동은 순간이나 결과는 오래 남는다. 그걸 네가 모를 리 없겠지, 칼릭스. 그의 앞에 무엇이 누워 있는지 안다. 말하자면 질 나쁜 우연이 겹치고 얽혀 조성한 상황이나 다름없으므로. 그러니 이 모든 건 하릴없는 운명의 장난이라고 불러야 적합할지 모른다. 몰두한 너를 일깨우기 위해 찾아간 연구실에서, 철제 침대 위에 가로누운 홀로그램에 나를 투사하는 것을 목격...
2시간 전 약 4천 자, 실제 작업물,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기반 드림, HL 거울을 보는 재난이라고 했다. 알지 못하는 면모를 발견하게 해준다는. 앞에 커다란 전신 거울이 있었다. 그것 외에는 텅 빈 곳이었다. 재난이라는 단어가 주는 압도감과도, 괴담이라는 낱말이 주는 공포심과도 다소 동떨어져 있었다. 그림자조차 비치지 않는 하얀 공간에 거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얼굴은 거기서 비쳤다. 최 요원은 말없이 전신 거울을 지그시...
2시간 전 약 4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HL 충동은 순간이나 결과는 오래 남는다. 그 절대불변의 진리를 새삼스럽게 곱씹으며 칼릭스는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앞에 ‘A’가 누워 있었다. 냉랭한 한기가 도는 철제 침대, 짙푸른 조명이 반투명한 뺨을 투과하며 내리쬐는 광경 한가운데에. 마치 운명을 받아들이는 비운의 주인공처럼. 아니, A가 아니다. 그것은 A처럼 온기를 지니는 대신 실체가 없다. 손을 ...
2시간 전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어떤 말은 불현듯 심장에 꽂혀 빠지지 않는다. 사람을 밀어뜨려놓고선 이다지도 미련 없이. 저녁이어야 할 시각이었다. 하늘은 여전히 빛으로 들어차 있었고 기온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후텁지근한 공기를 머금은 사막 바람이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검푸른 하늘을 상상하며 그들은 앉아 있었다. 민필리아와 A가 가장 가까웠다. 위리앙제와 산크레드는 그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