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전 약 1만 6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HL / 퀘스트 : 바바 가누쉬의 선물 “오랜만이야, 나의 어린나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미안하지만, 부탁이 있지 뭐야?” * “으응? 부탁?” “네!” 자신을 바라보는 린의 눈이 결사적으로 불타고 있었기 때문에, A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며 되물었다. “뭔데?” 린의 안색이 밝아졌다. 열심히 설명을 시작한 그를 두고서 A가 뺨을 긁적였다. 조금...
한 시간 전 약 2만 9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HL ‘바닷바람은 습윤하고 소금기가 돌아. 커르다스의 북풍과는 이렇게나 다르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나를 놀라게 해!’ 손에 쥔 엽서를 뒤집으며 오르슈팡은 입을 가렸다. 아마도 툴라이욜라의 해안가일 그림을 들여다보면서 그가 한 생각은 지극히 간단했다. 주위를 모두 물리길 잘했어. 그러지 않았더라면 입꼬리가 찢어지겠다며 핀잔이라도 들었을 것이다. A에게서 도착한 엽...
한 시간 전 약 1만 1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HL / 이미 늦었다. 그의 모든 것이 왔다. 재가 눈처럼 내렸다. 광풍에 나부끼는 몸을 지탱하고자 그가 억지로 어깨를 웅크렸다. 여기서 넘어질 수 없었다. 이대로 주저앉으면 안 됐다. 온몸을 할퀴고 지나는 눈보라가 그를 집어삼킬 듯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허리까지 차오른 눈밭을, 재와 뒤섞여 얼룩덜룩해진 산길을 힘겹게 한 걸음씩 헤쳐나갔다. 악문 입술에서 ...
한 시간 전 약 1만 9천 천 자, 실제 작업물, HL, 프로젝트 헤일메리 AU / 표류자들 00. 당신이어야 해. 01. 미국 표준 시각 새벽 세 시 사십이 분, 외우주 한복판에서 인류 최후의 과학자 사망. 그게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선고를 내리기까지 쉰네 번의 교신 시도와 스물두 번의 무의미한 수리, 세 번의 발작이 존재했고 무엇보다 삼십육 개월의 갈피 잃은 항해가 있었다. 인류를 구해야 한다는 육중한 사명이나 자신을 증명하겠다는...
한 시간 전 약 1만 2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기반 드림 / 롱 리브 더 퀸 “이대로는 안 되겠어!” 불면에 찌든 눈을 뜨며 A가 외쳤다. 거침없이 이불을 걷고 일어나자마자 그는 거울 앞으로 서둘러 뛰어갔다. 그리고 뻗친 머리와 볼품없는 마른 몸 위에 얹힌 구겨진 잠옷을 차례로 쓸어내리면서 중얼거렸다. “스펜님께 그런 위험을 감수하게 할 수 없어. 왕위는 너무 위험해.” 더러운 거울 너머에서 A는 자신을 뜯어 살...
한 시간 전 약 1만 3천 자, 실제 작업물, 1차 / Crate of Winter 변화는 설령 두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오감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크리스마스 또한 그렇다. 갈수록 들뜨는 아이들의 목소리, 그들 대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연회라거나. 필치가 힘겹게 벽에 거는 겨우살이, 후플푸프 기숙사에서 소문을 타고 전해지는 온갖 이야기들. A는 거대한 케이크를 앞에 두고 의기양양하게 어깨를 폈다. 올해...
한 시간 전 약 6만 8천 자, 실제 작업물, BL, FF14 기반 / Once Upon a Winter 그라하 티아는 꿈을 꿨다. 그는 진동하고 있었다. 흔들리고 있었다. 유랑하고 있었다. 세계와 세계를 잇는 불분명한 힘에 휩쓸려 물성을 지녔다가 허무로 흩어지기를 거듭했다. 그는 이곳에 있는 동시에 이곳에 없었고 저곳에 있는 동시에 저곳에 없었다. 구태여 분류하자면 이것은 지난한 악몽이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파르란 빛이 ...
한 시간 전 약 3만 4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HL / Place of Death 눈을 떠 보니 오래 사랑해 온 찬란함 속에서 그는 이미 유령이었다. / 해풍 중 빛이 번진다. * 발을 디딘 대지는 짙푸른 녹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웃자란 풀들과 드높은 하늘, 끝도 없이 펼쳐진 들판과 아득히 먼 지평선. 습기 없는 시원한 바람이 조라쟈의 정면으로 맞부딪치고 지나간다. 창공 정중앙에 걸린 태양이 내리쬐는 따스한...
한 시간 전 약 1만 1천 자, 실제 작업물, HL / 홈 스윗 홈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함박눈이 내리던 한겨울 어느 날에. 작은 고아원이었다. 나이를 국한하지 않고 어린아이들이 주로 살았다. 사정이 넉넉지 않았기에 제 밥을 벌어먹을 수 있을 나이가 되면 대개 자처하여 떠났다. 고아원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제 나이를 모르는 일이 태반이므로 그들은 자신들의 퇴소 날을 키로 어림했다. B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
한 시간 전 약 1만 4천 자, 실제 작업물, BL / 파랑 ‘당신만의 휴식처를 찾아드립니다!’ B은 제 눈앞에서 팔랑이는 대문짝만한 팸플릿에서 눈을 뗐다. 화려한 동시에 어딘가 조잡하게 느껴지는 종이의 코팅이 사무실 백열등을 받으며 반짝거렸다. 눈이 아프네. 속으로 짧게 중얼거리며 그는 쥐고 있던 만년필을 내려놓았다. “어때?” 종이 뒤에서 탈색모가 불쑥 튀어나왔다. 자신을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가 코팅된 ...
한 시간 전 약 1만 6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 Invictus 일기를 써보는 건 어떻겠냐고, 그라하 티아가 말했다. 낮의 엷고 희끄무레한 햇살을 뺨 위에 투명하게 올린 채로. 그런 건 생각해 본 적 없었다. A에게 기록의 대상이란 곧 탐구의 대상이었다. 제게는 아직 미지한 세계를 낱낱이 뜯어 살핀 후 그 흔적을 남기는 것이 행위의 이유였다. 미약한 의무감과 절제된 호기심의 합작이랄까. 하지만 동시에...
한 시간 전 약 3만 자, 실제 작업물, BL, 현대 이능력 AU / 영구 낭만 지대 * ‘모집합니다. 나이/성별/인종/능력 무관.’ A이 팸플릿을 발견한 건 유월 이십육 일 오후 세 시경이었다. 점심시간 십 분 전에 걸린 긴급 출동으로 끼니를 거른 에스퍼들이 급식실로 대거 몰려들었던 바로 그때. 팸플릿은 홍보라는 제 탄생 이유를 착실히 수행하는 듯 배식처 바로 옆 벽면에 붙어 있었다. 촌스러운 파란색 배경에 얼기설기 누...
한 시간 전 약 2만 자, 실제 작업물, BL, FF14 기반 * 이 모든 것에 지쳐서 나는 사라질 작정이었다지. ¹ 눈을 뜬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날이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숲 공기가 피부에 찐득하게 달라붙는다. 이불처럼 저를 덮은 안개에 몸을 뒤척이다가 찌르르 울리는 새 소리를 듣는다. 아침의 희미한 햇살은 아직 숲 밑바닥에 닿지 않고, 그렇기에 사위는 어두운 채지만. 그래도 B는 몸을 일으킨다. 풀어헤친 ...
한 시간 전 약 1만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B를 잊어주세요. * B가 죽었다. 생전 B는 몸이 약했다. 어렸을 적부터 원체 그랬다. 잔병치레로 시작한 다양한 고비를 넘어왔다. 성인이 되어서도 다를 건 없었다. 여전한 제 몸을 모른다는 것처럼, 또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처럼 B는 자기 자신을 혹사하듯 살았다. 그러니 그다지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임종을 지킨 건 조라쟈뿐이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 시간 전 약 1만 8천 자, 실제 작업물, BL, FF14 기반 자캐 커플 “잠깐.” 앞서나가던 A이 우뚝 멈췄다. 엠과 재잘거리던 B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등에 부딪쳤다. 아야, 하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작게 났다. A이 힐끔 뒤를 곁눈질했다. 조금 벌게진 코를 문지르고 있었다.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보였기에 그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신경을 날카롭게 벼렸다. 라노시아와 검은장막 숲을 잇는 골목과 같은 숲이었다. 검은장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