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량무현] 초록의 실루엣 밖으로 나가자마자 실내보다 더운 공기가 얼굴을 덮쳤다. 답답한 느낌에 숨을 길게 내쉬기도 잠시, 피부와 머리칼에 휘감기는 선들바람이 감각을 반전시켰다. 빌딩 구석구석을 흐르는 그것은 적절한 습기가 밴 대기를 가볍게 섞었다. 지중해를 옮겨 놓은 하늘에는 구름도 마치 거품처럼 드문드문 눈에 띌 뿐이라 투명한 햇살은 거리낌없이 땡볕을 쏟아부었다. 짧고 비뚜름한 ...
[해량무현] 소금으로 된 남자 해저 기지에서 나온 이후로 가끔 반복해 꾸는 꿈이 있습니다. 그곳은 사방이 텅 빈 장소인데 바닷가에서 맡을 수 있는 짠 냄새가 희미하게 떠다니고 동이 트기 직전처럼 아주 파르무레한 미광이 물처럼 고르게 번져 있습니다. 꿈속에서 눈을 뜨면 제 앞에는 잿빛 입자가 선을 이루어 경계를 나타내는 좁다란 외길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좌우가 탁 트였는데도 길을 벗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