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량무현] 초록의 실루엣 밖으로 나가자마자 실내보다 더운 공기가 얼굴을 덮쳤다. 답답한 느낌에 숨을 길게 내쉬기도 잠시, 피부와 머리칼에 휘감기는 선들바람이 감각을 반전시켰다. 빌딩 구석구석을 흐르는 그것은 적절한 습기가 밴 대기를 가볍게 섞었다. 지중해를 옮겨 놓은 하늘에는 구름도 마치 거품처럼 드문드문 눈에 띌 뿐이라 투명한 햇살은 거리낌없이 땡볕을 쏟아부었다. 짧고 비뚜름한 ...
[해량무현] 이상한 것 가져온 사료와 간식, 장난감, 화장실 모래를 비롯해 며칠간 필요한 물품들을 내려놓은 박무현이 마지막으로 이동장에서 고양이를 꺼냈다. 낯선 거실에 안착한 고양이는 바짝 곤두서서 구석으로 도망쳤다. 경계 태세로 주변을 살피는 모습에 박무현의 표정은 아기를 남의 집 대문 앞에 두고 돌아서야 하는 사람처럼 변했으나 이내 이쪽을 돌아보곤 고개를 꾸벅 숙였다.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