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태양 해적단 추적기 (9) 풀샤우트 섬에 상륙하는 건 두 사람으로 충분하다. 피셔 타이거를 비롯한 어인을 사살 및 생포하기 위해 해군이 진을 치고 있다. 괜한 분란을 만들어봤자 도움도 안 되고 번거로워지기만 하니, 마솔은 태양 해적단에게 풀샤우트 섬의 영구지침을 양도받아 고장 난 보트를 타고 코알라와 둘이서 떠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어인들의 반발이 거셌다. 돌아가는 꼴은 이해...
22화 태양 해적단 추적기 (8) 난폭한 포켓몬은 종종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다. 주된 이유는 영역을 침범한 인간을 내쫓기 위함이지만, 그 작은 위협마저도 인간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인간은 포켓몬처럼 즉각적인 회복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포켓몬의 회복 도구가 인간에게 특별한 효과가 없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기절한 포켓몬은 기력의 조각을 사용하면 금세 정신을 차릴 수 있지만, 기절한 인...
21화 태양 해적단 추적기 (7) 지척에 다가온 커다란 해적선의 뱃머리는 물고기 대가리 형상을 하고 있었다. 여러모로 눈에 띄는 모습이다. 벽에 기대선 마솔은 해적선의 갑판에서 이쪽을 내려다보는 어인들을 쭉 훑어보았다. 하나같이 경계와 적의로 가득한 게, 그다지 평화로운 분위기로 느껴지진 않았다. “♥~” “수고했어, 리겔. 네뷸라도 고마워.” “~~…….” 물속에서부터 올라온 탱탱겔이 허...
설정 포켓몬 타임라인 12년 전 마솔(10세) 가출 후 여행 시작유빈(14세) 관장직을 몰려받음 7년 전FRLG 레드(11세) 여행 시작/로켓단 와해마솔(15세) 4년 전 (3년 경과)HGSS 심향(11세) 여행 시작레드(14세)마솔(18세) 2년 전 (2년 경과)DPPT 빛나(11세) 여행 시작마솔(20세) 현재 빛나(13세) 방랑 중마솔(22세) 8년 후BW...
20화 태양 해적단 추적기 (6) 마솔 일행이 탄 배는 쉬지 않고 나아갔다. 수차례 반복된 일몰과 일출에 포장해 온 음식은 진작에 떨어진 지 오래였다. 이럴 줄 알고 기본적인 식재료와 조미료를 구비해 뒀던 마솔은 있는 재료로 간단한 식사를 마련했다. 달카는 숟가락으로 카레를 떠먹으며 팬텀이 야느와르몽에게 혼나는 모습을 구경했다. 남은 카레를 냄비째로 꿀꺽 삼키려다가 걸린 테미는 야와몽에게 ...
19화 태양 해적단 추적기 (5) 날이 밝자마자 마솔은 달카에게 오늘 섬을 떠날 거라고 말했다. 반강제 칩거 생활에 질려 있던 달카는 그 말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달카가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마솔은 밖에서 음식을 포장해 왔다. 항해 중 먹을 음식을 미리 준비한 것이었다. 요리를 아예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요리 실력이 썩 뛰어난 편도 아니라, 마솔은 달카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여...
85화 [Updating…] 샹크스가 엘레지아를 멸망시켰다는 유언비어가 기정사실로 굳어진 만큼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희미할 테고 말이다. 그러나 내게는 우타가 있다. 멸망한 엘레지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와 함께라면 다른 관점에서 사건을 되짚어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 미호크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은 그날 밤. 나...
84화 [Updating…] 신세계, 어두우르가나 섬. 과거 스파다우 왕국의 영토였던 그곳에 자리 잡은 을씨년스러운 고성. 그 낡고 오싹한 성채의 방 한 칸을 점거해 1년여간 숙식하며 참격에 무장색 패기 묻히는 법을 갈고닦던 나는, 야밤에 침대 위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비장한 낯으로 입을 열었다. “준비됐어, 우?” […물론이지, 캐.] 영상통화 전보벌레 뚱이가 둠칫둠칫 리듬을 타며...
112화 [Playing…] 휴가섬에 도착하기까지 열흘. 그동안 엉망진창 수련당했다…. 너덜너덜하게 휴가섬에 상륙한 나는 드디어 스불재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호화로운 여객선에서 차례대로 내리던 승객들은 부두에 관짝배를 접안하는 우리 부자를 보고 저게 뭐냐며 수군거렸다. 저런 배로 여기까지? 라는 시선은 미호크가 굽혔던 허리를 펴고 그들과 눈을 맞추자 삽시간...
18화 태양 해적단 추적기 (4) 이른 오전. 사람들이 집을 나와 일터로 향하는 시각. 마솔은 여관을 나와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러 상점가로 걸음을 옮겼다. 포켓몬이 없는 도시의 풍경은 여전히 낯설고 생경했다. 마솔은 벤치에 앉은 노인이 콩둘기를 닮은 새 떼에게 먹이를 뿌리는 모습을 힐끔거리며 지나쳤다. 달카가 입을 옷과 항해 중 먹을 보존 식품, 그 외 갖가지 생필품을 구매하고 나니 손이 ...
18화 [Playing…] 8년째, 겨울 (7) 싸늘한 분위기를 환기하고 싶었는지 삿치는 헛기침하며 물었다. “크흠, 그런데 이 섬에는 어쩌다가 오게 된 거야?” “아는 사람이 이 섬으로 가는 보물 지도 한 장만 놓고 사라져 버려서 한 번 와봤어.” 해적한테 보물 지도 얘기를 꺼내도 되나? 싶긴 했지만 어차피 어둠어둠 열매를 본 해적들이 꽤 돼서 그냥 속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처음부터 동행했던 삿치와 마...
17화 [Playing…] 8년째, 겨울 (6)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다. 나는 성인이 맞아. 당장 증명할 수단은 없지만 그건 명백한 진실이었다. 내가 민증을 발급받은 게 몇 년 전인데. 아직 학식은 졸업 못 했지만 급식은 진작에 졸업한 지 오래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으니 현재 내 몸의 정확한 나이를 모른다는 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스타듀밸리’라는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나이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
17화 태양 해적단 추적기 (3) 사흘 뒤, 두 사람은 의원을 떠나 대도시를 향해 산을 올랐다. 야밤의 산은 깜깜해서 앞길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사방에서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왠지 오싹한 기운에 달카는 침을 꿀꺽 삼키곤 입을 열었다. “해, 해가 뜬 다음에 움직이는 편이 낫지 않아?” “그러면 재미가 없지 않습니까. 야간 산행도 제법 즐겁지 않은가요?” “…너 솔직히 말해. 그 ...
16화 태양 해적단 추적기 (2) 한 시간 뒤, 테미가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해변 동굴로 돌아왔다. 뽐내듯이 거만한 자세로 무어라 떠들기 시작한다. 마솔은 테미가 전하는 사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달카를 위해 친절히 해석을 들려주었다. “남서쪽으로 가면 작은 마을이 있고, 큰 도시로 가는 산 아래에 의원이 하나 있대요. 마을 주민 대부분은 나이 든 노인이고 방문객도 거의 없는 것 같다는군요...
15화 태양 해적단 추적기 (1) 당연한 말이지만 달카는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마솔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누가 속아 넘어갈 것 같냐며 눈을 치켜뜨는 달카에 마솔은 침음했다. 어떻게 해야 믿어주려나. 놀리는 게 재밌었으니 그런 식으로 사실을 밝힌 것에 후회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말을 모두 불신하는 건 조금 곤란했다.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 아직 섬에 도착하지 못한 두 사람은 담...
14화 대해적시대 적응기 (13) 군함이 해군 지부에 다다르기 전, 해적이 마을을 침략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맥퀸 중장은 곧장 뱃머리를 돌렸다. 해병들은 총포를 정비하고 전열을 갖췄다. 곧 일어날 전투에 질서정연하게 행동하는 이들과 달리, 마솔은 조용히 떠날 채비를 했다. 아무리 마솔과 해군이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해도 선을 넘어선 안 됐다. 신고를 받은 건 해군이고, 마솔은 일개 현...
13화 대해적시대 적응기 (12) 텅 빈 해적선을 뒤꽁무니에 매단 군함이 물살을 가로질러 바다를 나아간다. 승선 2일째. 하루 종일 칩거하던 마솔은 다음 날이 되어서야 밖으로 나왔다. 그간 새 동행인과 할 말이 많았다. 서로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 조정해야 할 것도 여럿 있었다. 마솔은 달카가 해저의 어인섬 출신이라는 것과, 해왕류에게 잡아먹힌 인어 친구를 쫓다가 납치범에게 붙잡혔다는 사실...
12화 대해적시대 적응기 (11) 몇 시간 뒤, 해류를 타고 표류하던 해적선 앞에 해군 군함이 나타났다. 맥퀸 중장이 이끄는 부대였다. 군함에서 건너온 해병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초췌한 몰골의 사람들에게 모포를 건네고, 감옥에 갇혀 있던 해적들을 군함으로 이송했다. 마솔에게 간단한 사정을 청취하던 맥퀸 중장은 마솔이 덧붙이는 말에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현상금을 저들이 고향으로 돌...
11화 대해적시대 적응기 (10) 마솔이 아이를 안은 야와몽과 함께 창고를 나오자, 위로 올라가지도 않고 엉거주춤 멈춰 서 있던 이들이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그들의 시선이 제가 아닌 어인 꼬마에게 향해 있다는 걸 알아차린 마솔은 빙그레 웃는 얼굴로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치며 입을 열었다. “뭘 봐요? 구경났어요? 짜증 나게 굴지 말고 밖으로 나가기나 하세요.” “—….” 야느와르몽...
10화 대해적시대 적응기 (9) 흔들풍손 괴담은 지방을 막론하고 어느 곳에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괴담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골자는 같다. 바로, 흔들풍손이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저세상으로 데려간다는 것. 때문에 이 괴담의 끝에는 언제나 쥐고 있는 풍선의 끈이 포켓몬의 손이 아닌지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으스스하게 덧붙인다. 야생 흔들풍손의 손을 함부로 잡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