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 환상 서점 Ep.13 _ First Ending (6) 우리는 잠시 후, 말없이 같이 벽에 기대어 있게 되었다. 이런 종류의 침묵은 싫었으나, 이번은 그렇지 않았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나는 그저 입을 다물고 있는 걸 택했다. 대충 계획은 반 이상은 끝난 것 같았다. 이제 마지막만 하고 끝나면 이 레코드도 끝이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이렇게 끝내는 게 맞았다. 주인공이 좀 힘들기는 하겠지만…. 뭐, 어쩔 수...
2달 전 환상 서점 Ep.12 _ First Ending (5) “ …야. ” “ 응? ” 나는 그를 기다렸다는 듯 살짝 웃어보이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마치 감염된 피부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듯. 하지만 겉으로 나타낸 것은 연기였고, 실제로는 아파서 미칠 것 같다. 그런데 뭐, 고통은 참아야 하지 않겠나. “ …너 꼴이 왜 이래? ” “ 무슨 꼴? 아, 이거. ” 나는 감염된 피부를 보기보다 시선이 흔들리고 있는 이...
2달 전 환상 서점 Ep.10 _ First Ending (3) 이지제가 문을 열자, 갖가지 침낭과 조그마한 생필품을 볼 수 있었다. 여러 방이 보인다더니, 여기에 생존자들과 일행들의 휴식 공간이나 방으로 쓰이나 보다. 침낭은 한 5개 정도로, 한 방당 5명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였다. 아, 들어가지는 않았다. 어차피 나갈건데 뭐하러. “ 일단 지금까지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총 68명이야. 너랑 나 포함하고.뭐,...
2달 전 환상서점 Ep.11 _ First Ending (4) “ 여기는 그냥 쉼터야. 쉬는 곳이라고 생각해 둬. ” 아, 아마 이런 말을 들었던 것 같다. 쉼터에서. 왜 과거형이냐면 말이다, “ …하하. ” 내가 물렸다. 좀비한테. 그날 저녁, 나는 딱딱한 소파를 침대 삼아 누워서 잠을 청했다. 그로 인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허리와 목에 심한 통증을 얻긴 했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나았다. 아니, 없는 게 나은건가....
3달 전 환상 서점 Ep.09 _ First Ending (2) * 이번 화는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묘사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 저기, 다친 데는 없어요? ” 클리셰는 당연히 있다더니, 그게 하필 나였다. 모른 척을 해도 저 사람이 주인공이라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총에, 곤봉, 수통 등등까지. 완전 풀 무장. 이게 주인공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저거 설마 우미는 아니겠지. “ …네,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4달 전 환상 서점 Ep.08 _ First Ending (1) * 이번 화는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묘사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일순간 현기증이 돌더니, 나는 어느 한 폐허 속에 있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이게 무슨 장르인지 알 수 있었다. ‘ 현대 판타지 ’ 내가 살던 서울과 별반 다를 게 없어보였다. 높은 고층 건물들과 빽빽한 아파트들, 그리고 넓은 도로와 길가의 자동차들. 문제는 그게 부서지고 낡은채로 부식되어 폐...
4달 전 환상 서점 Ep.07 _ 조기교육 와, 이거 어떡하지. 망했다. 진짜 망했다. “ …아, 죄송합니다. 어떡… ”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서류를 주우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이내 제지당했다. “ …아, 신입이세요? ” …갑자기 그건 왜 묻는거지. 신입이라 봐주는 건가? “ …네, 뭐…. 그렇습니다. ” 그러자 사내는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 표정은 마치… “ 잘 됐네. 신입 교육할 겸...
4달 전 환상 서점 Ep.06 _ 선임 받아라 …이 시간에 누구세요. 이 숙소는 인터폰이 배치된 구조라 나는 비척비척 현관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인터폰에 비친 얼굴을 들여다 봤다. …와아. 수인? 머리 위에 있는 하늘색 귀와 등 뒤로 보이는 꼬리는 명백한 동물의 그것이였다. 생긴 게 보니까 딱 봐도 고양이였다. “ …누구세요? ” 일단 나는 그 여자에게 인터폰을 통해 물었다. …일단 유니폼을 보니까 여...
5달 전 환상 서점 Ep.05 _ 설명 오늘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갑자기 이상한 곳으로 이동되지 않나, 인외를 만나지 않나, 면접을 보지 않나…. 아무리 봐도 이런 인생은 나밖에 없을 거라 장담한다. “ …그나저나, 숙소는 기막히게 좋네. 호텔이라고 해도 믿겠어, 정말. ” 나는 짐을 책상 위에 놓고 주변을 둘러봤다. 뭐, 짐이라고 해야 지도랑 몇몇 화폐지만. 퀸 사이즈 침대와 화장실, 욕조,...
5달 전 환상 서점 Ep.04 _ 면접? 아니, 근데 나 준비도 안 하고 갔는데 바로 면접을 본다고? 이거 진심 맞아? 심지어 여긴 면접 방식도 다를 것 같은데 뭔 기준으로 보는 거지? …와 진심 어떡하냐.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머리채를 쥐어 잡고 절망하고 싶었다. 난 합격하지 못하면 희망은 없는데. 으아아악 그렇게, 팀장의 눈과 딱 마주쳤을 때. 가면으로 얼굴이 반쯤 가려져 있었지만, 나는...
5달 전 환상 서점 Ep.03 _ 손님 # 잭 잭은 그대로 휴게실을 빠져나왔다. …저 손님은 정말 직원이 되시려고 하는 걸까? 고작 ‘집’에 가겠다는 갈망 하나로? 정말 이해할 수 없네. 잭은 중얼거리며 복도를 걸었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을때, 안내 데스크에 있는 수화기로 팀장실에 전화를 걸었다. 드륵, 달칵 ㅡ. 하는 소리가 여럿 들리더니, 잭이 수화기를 귀에 대었다. 그리고 몇 초가 지...
5달 전 환상 서점 Ep.02 _ 방법 …뭐? 아니, 뭐라고? 환청을 들었나? 있다고? 방법이? “ …정말입니까? 집에 갈 방법이요? ” “ 그렇습니다! ” ‘ 잭 ’은 정말 믿음직해 보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와, 진짜 다행이다. 이야, 오늘 운 다 썼다. 아니, 평생 운 다 썼다. 엄마. 나 집 갈 수 있어. “ …그럼, 그 방법을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 나도 모르게 다소곳한 태도가...
5달 전 환상 서점 Ep.01 _ 여긴 어디야? 어디 보자, 여긴 뭐 하는 곳인가. ‘ 잭 ’에게 정신 팔려있었기 때문인지, 그제야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천장까지 닿을 듯한 높은 책장. 그리고 그 책장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사다리. 그리고 주변 곳곳에 있는 종이들. 왜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 …온통 책이네. 그것도 꽤 높이까지. ‘ 심지어 나 말고도 손님이 더 있었다. 물론 난 손님이 아니지만 말...
5달 전 환상 서점 Ep.0 _ Prologue “ 어서오세요, 환!¿■ㅈㅓ& 입니다! ” …네? 뭐야, 왜 목소리가 깨져있어? 살려주세요, 진짜 뭔데. 뭔가 게임 하다가 연결이 끊길 때, 전화 연결이 약할 때 들리는 잡음이 섞여 들렸다. 환…뭐시기? 아무튼,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다. ‘ 어서오세요 ’ 로 봐서는 가게인 것 같았고. 그럼 지금 들어 궁금한 점이 하나 있다. ‘ 나는 왜 이 가게에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