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 4장 - 사람..사람..사람 -임대경- 4장 - 사람.. 사람.. 사람.. 민재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미… 미아…ㄴ해. 머… 먼저… 가….” 마지막 말은 숨에 섞여 거의 들리지 않았다. 태훈은 방화문을 등과 어깨로 밀어붙인 채 민재를 바라봤다. 민재는 계단 중간에 주저앉아 있었고, 한 손으로는 난간을 붙잡은 채 다른 손으로 오른쪽 눈을 감싸고 있었다. 손가락 사이로 드러난 눈은 완전히 붉...
2달 전 3장 - 모르는 사람 -임대경- 3장 - 모르는 사람 ― 근데 계속 문 긁어. 아름은 동생이 보낸 마지막 문장을 한동안 바라봤다. 화면 위의 글자는 짧았다. 무엇이 문을 긁고 있는지, 선생님이 다친 상태인지, 교실 안에 몇 명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문장 끝에 찍힌 마침표 하나가 실제 손톱으로 긁힌 자국처럼 눈에 박혔다. 아름은 곧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
2달 전 2장 - 닫힌 문 -임대경- 2장 - 닫힌 문 문 바깥을 긁는 소리는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드드득. 드드득. 손톱인지, 부러진 플라스틱 조각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마찰음이 얇은 화장실 문을 타고 안쪽으로 번졌다.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일정했다. 문밖의 무언가가 이 안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 같은 자리를 천천히 긁어 내리고 있었다. 다섯 사람은...
2달 전 1장 - 창문 밖... -임대경- 1장 - 창문 밖... 2028년 4월 2일. 봄이라고 부르기에는 이상할 만큼 더운 날이었다. 아침부터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던 하늘은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희뿌연 열기를 머금었고, 운동장 가장자리에 줄지어 선 벚나무에서는 절반쯤 시들어 버린 꽃잎이 미지근한 바람을 타고 천천히 떨어졌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