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엇갈림 표지판 때를 놓친 사랑은 재앙이라지. 술에 알딸딸해진 머릿속에 그 문장 하나가 떠오른다. 어디서 주워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스물 한 살, 공태성은 그 한 문장을 실감해버리고 만다. 그것도 다시 만난 고등학교 선배를 상대로. 엇갈림 표지판 w. 이솔 성준수가 공태성에게 감정을 품었던 적이 있었다. 이유 같은 건 당연히 모른다. 서로 ...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빈자리 12월 중순, 눈이 내리는 날이었다. 얼마 뒤 있을 크리스마스에 거리가 반짝이는 장식으로 한껏 화려해졌다. 오랜만에 만나 다니는 장소들이 익숙했다. 설렘 대신 자리한 익숙함은 무심을 부른다. 항시 타오를 수 없음을 알아도 생겨나고야 마는 공백이 권태를 그린다. 차일피일 미루는 이별은 결국 코앞이다. 그런 날이 있다. 어쩐지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것 ...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夢想家 센티넬버스 삑. 사원증을 잠금장치에 대자 발랄한 기계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성준수 센티넬님. 그리고 3일째 이어진 토벌 작전을 끝내고 겨우 복귀한 지상팀 팀장 성준수는 끝내 기계에까지 삐딱한 마음씨를 숨기지 못하고 말았다. “행복은 개뿔, 씨발…….” 夢想家 w. 이솔 인력부족. 현재 지상팀의 상황을 한 줄 요약하라면 딱 이랬...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390km, 365일, 플러스 알파 롱디 날이 파랬다. 하늘은 맑아도 바람은 습한 계절이다. 교실에서는 아직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털털거리는 소리까지는 내지 않지만, 더위를 식히기엔 부족한 터라 요즈음 교실에서는 미니 선풍기들이 곧잘 보이곤 했다. 그런 섬세한 물건들과는 별 인연이 없는 태성의 자리는 1분단 맨 뒤다. 경기다 연습이다 해서 수업에 안 들어오는 날도 많은 운동부의 ...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전력 3회차 이별 / 약속 / 더위 이별에도 신호가 있다. 평소처럼 주말 약속을 잡고 나가서 식당에 마주앉은 날, 어쩐지 그런 예감이 들었다. 오늘이 우리의 연인으로서의 마지막 날이다. 또는, w. 이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년간의 연애였다. 주변에서 그렇게 지독하게 싸운 게 다 사랑싸움이었냐는 놀림도 받아 봤고, 남들 다 하는 데이트 코스 따라하다가 안 맞는다는 사실을 알고서 어쩐지 웃...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롤러코스터적 연애史 19/20 6교시는 세계사였다. 태성은 요령 좋게 교과서를 세우고 핸드폰 화면을 두드렸다. 운동부라는 점은 이럴 때 이점이 있다. 교사들은 태성이 수업 중에 혼자 뭘 하든지간에 대체로 내버려 두었다. 다른 아이들과 떠드는 것만 아니라면.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익숙한 농구 코트가 비친다. 유니폼은 낯설지만 익숙하다. 경기 몇 번 봤다고 벌써 준향대 원정 유...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정체구간 01. 걔는 원래 그래. 항상 비슷한 말을 들었다. 눈에 띄는 외모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목을 모았고, 무던한 듯 싶다가도 더러운 성질머리는 친해지고 싶어 주변을 맴도는 어중이떠중이들에게 좋은 씹을거리를 제공했다. 당연히 신경 안 썼다. 눈치가 없는 게 아니라 눈치를 안 봤다. 성준수는 그렇게 자랐다. 근데 그 소리를 애인이라는 놈한테까지 듣게 될 줄은 ...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PATTERN DOG 수인물 반려동물을 들일 때는 여러가지로 생각해야 할 일이 많다. 책임져야 할 것도 감당해야 할 것도 공부해야 할 것도. 작년, 대학에 입학하며 자취를 시작한 준수가 동물을 입양하는 것을 한 번도 고려해본 적이 없는 이유다. 어머니를 따라 유기동물과 수인을 보호하는 센터에 봉사활동을 가는 게 주말의 루틴으로 자리잡은지 꽤 되었으면서도 그랬다. 얼마 전부터 신경쓰이기...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CLOSER 야구 태성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공항으로 달려갔다. 오늘이 인천을 홈으로 쓰는 조형과의 맞대결이라는 게, 그것도 토요일이라 다섯 시 경기라는 게 그렇게 다행일 수가 없었다. 비행기 도착 시간을 분 단위로 알 수는 없어서 애가 탔다. 아직도 카톡창은 조용하다. 공항에 다 와갈 즈음에야 초조하게 만지작거리던 핸드폰에 기다리던 사람의 연락이 왔다. 전하💙 [공항철도 ...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ONE MORE KISS 태성은 여전히 준수가 불편했다. 성준수도 공태성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인 지금까지도 그랬다. 그를 보면 과거의 자신이 낱낱이 까발려지는 기분이었다. 한심하고 멍청한 고등학교 시절을 지난 공태성은 여전히 한심하고 멍청한 이십 대 남자애일 뿐이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잘 포장해서 나름의 ‘달라진 나’를 제법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성준수...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Two Presents 합작 “자.” “…? 이거 뭔데요?” 사귀고 난 후로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였다. 몇 년에 이르는 삽질 끝에 겨우 준수가 고백을 받아준 것이 4월의 일이라, 태성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제법 공을 들였다. 대학생 신분에 무리를 해서 비싼 레스토랑과 호텔을 잡았다. 준수가 프로에 가고 나면 한창 시즌 중일 시기라 기회가 올해뿐이었다. 사실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보태고 싶...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잔해 동양풍 궁이 화마에 휩싸였다. 하늘이 부서지는 날이다. 이미 예정된 미래였음을 안다. 그러니 닥쳐온 일에는 그 어떤 감상도 남기지 않는다. 쇠락해가는 제국의 태자란 그런 존재다. 음독도 암습도 일상이나 다름없이 자랐다. 그는 스물이 되기 전 자신의 명줄이 다할 것을 점쳤으나 국운이 그보다 먼저였다. 황가는 오래 전 하늘의 주인이라 칭할 자격을 잃었다. 이제 제국이...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반려수인 유기사건 “하…….” 저 새끼를 진짜 어쩌면 좋지. 준수의 시선이 현관에 배를 깔고 누워 있는 커다란 까만 개에게 닿았다. 준수가 있는 쪽으로는 고개도 안 돌린 채다. 당연히 집에는 태성이 사용하라고 갖다둔 방석이며 계단도 갖춰져 있고, 애당초 저 강아지는 준수의 옆에서 함께 잠드는 게 보통이었다. 상황이 마음에 안 든다고 저기서 시위를 하고 있는 거다. 대체 뭐가...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베이스러너 킬 야구 약팀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밥 먹듯이 나오는 삼자범퇴, 어쩌다 누상에 나가면 병살과 주루사를 일삼으며 점수 한 점 내기 어려운 타선? 마운드의 방화범? 축 처진 선수단 분위기? 물론 전부 다 해당이지만, 홈런만큼이나 야구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수비 실책.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 실책 하나 때문에 끝나야 할 이닝이 끝나지 않아...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배터리 게이지 태성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오늘은 1군 선수들의 페넌트 레이스 마지막 경기가 치러지는 날이다. 퓨처스리그는 애진작에 끝났다. 올 시즌 한 번도 1군에 콜업된 적 없는 그는 1군 선수들의 마지막 경기를 보러 직접 구장에 왔다. 홈 피날레라고 예매부터 힘들어서 이렇게까지 소속팀 경기를 보러 오는 자신이 웃겼다. 구단에 말하면 자리 하나 주기야 하겠지만,...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비자발적 만남 추구 연예인이, 한창 스케줄 많고 바쁜 연예인이 과로로 쓰러져 수액을 맞고 가는 일은 생각보다 드문 일이 아니다. 태성이 대학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치며 본 연예인만 해도 열 손가락으로 다 못 꼽을 정도는 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태성은 1인실 베드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잘생긴 남자를 심란하게 바라보았다. 성준수. 올해 서른 둘의 아이돌...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샐리의 법칙 01. 뭘 해도 안 풀리는 날이 있다. 머피의 법칙이라던가? 태성은 터덜터덜 걸어가며 한숨을 쉬었다. 경기를 마치고 체육관을 나왔을 때만 해도 괜찮았다. 날씨도 좋았고, 일정에는 여유가 있었고, 오늘을 위해 고르고 고른 옷도 마음에 들었다. 일기예보에도 없던 소나기가 쏟아져 급하게 옷을 새로 사고, 맡겨뒀던 꽃다발의 주문이 누락되어 예상보다 훨씬 길게 기다...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영웅담 영웅은 너무 쉽게 죽는다. 태성이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건 오로지 딱 한 사람 때문이었다. TV 속, 마블이나 DC 계열 히어로나 일본의 특촬물 주인공들 같은 그런 만들어진 영웅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인간 때문에. 간신히 다시 원래의 역할대로 돌아가기 시작한 병원의 최상층, 한 층을 통째로 사용하는 특례를 누리면서도 입원료라고는 조금도 청구되지 않...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결말수렴 탯준 덕톡회 배포 학교는 유사시 대피처로 사용된다. 기초적인 의약품이 갖추어져 있고 어느 정도는 수도가 끊기지 않을 장소. 그러나 그 안에 진입할 수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태성은 하도 씹어서 피딱지가 앉은 입술을 또 씹으며 교사를 바라봤다. 성준수가 저 안에 있다. 세상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는 몰랐다. TV는 진작 끊겼고 라디오에서는 이미 좀비떼가 우글거리는 쉘터...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LAST CHANCE 가비지타임 배포전 배포 준수로부터의 연락은 오랜만이었다. 물론 그게 태성의 개인 번호로 온 연락이 아니라 지상고 단톡방(마지막 대화 8개월 전)에 갑자기 니들 언제 시간 되냐고 물어본 거였지만, 한 명씩 따로 만나는 거라면 몰라도 성준수가 전체를 불러내는 건 드문 일이었다. 어쩐지 좋지 못한 예감이 들었다. “헐 대박. 결혼이요!?” “어, 그렇게 됐다.”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10년차♡신혼생활 D.Festa 배포 아침 6시 반, 자고 있는 배우자를 깨워 아침 식사. 나란히 러닝을 갔다가 씻고 출근하는 남편 손에 도시락을 들려 주며 배웅한 다음 개인 시간을 가진다. 오전에 집안일을 마치고 오후에 취미 생활을 하다가, 퇴근 시간에 맞춰서 1층으로 내려가면 익숙한 차가 픽업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조수석 문을 열고 그 안에 타면 금요일 밤의 데이트를 위해 정장을 갖춰 입... #가비지타임#탯준 1
일 년 전 갈림길 탯준 웨딩 교류회 배포 헤어져야겠다. 충동적인 결정은 아니었다. 관계의 끝이 다가왔음은 태성도 준수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익숙함에 젖어 차일피일 미루던 이별이 결국 눈앞에 다가왔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간 데이트에서 태성은 준수에게 비행기 티켓을 받았다. “뭐예요?” “비행기표.” “아니 거는 보면 알제.” “이별여행 가려고.” “맞나.” “어. 너도 어차피 헤어질 생각...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영원길 탯준 웨딩 교류회 배포 뭔가 잘못됐다, 고 생각했다. 사이렌 소리가 아득했다. 분명 제게 무어라고 말을 거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질문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세상이 온통 붉었다. 제 파트너 가이드가 울컥 피를 뱉고 쓰러진 그 순간부터. 그러나 태성이 아무리 멍청하게 굴어도 그를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당장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인간은 따로 있는데 사지멀쩡한 인간을 챙길 이유... #가비지타임#탯준 3
일 년 전 CADUCEUS 2025 연하장 인천공항은 항상 그렇듯 사람이 많았다. 태성은 전광판을 잡아먹기라도 할 것처럼 노려보았다. 아직 도착 시간은 되지 않았고, 멀리서 오니 정시 도착을 장담할 수 없다는 걸 아는데도 시시각각 초조해지는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손톱을 깨물려다가 익숙한 목소리로 잔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서 그만뒀다. 진짜 언제 오지. 저 혼자 급한 마음에 한참 일찍 공항... #가비지타임#탯준 1
일 년 전 충동연애 성준수는 주익대에 갔다. 같은 해에 최종수를 제외하면 그와 견줄 만한 슈터가 없었고, 좋은 슈터의 수요는 마를 날이 없다. 그리고 쌍용기 이후의 대회에서 준수는 자신의 슛이 일시적인 요행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원서를 쓸 무렵에 그는 거의 대학을 골라 가는 입장이 되었다. 한때 태성이 저주하듯 생각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충동연애 w. 이솔 태성은 준... #가비지타임#탯준
일 년 전 Diamond dust 얼음이 갈리는 소리가 났다. 빙판 위를 스케이트 날이 가르고, 의상에 달린 비즈가 조명을 받아 반짝인다. 빙판 위에서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몸에 익은 대로, 음악이 이끄는 대로. 지금 이게 무슨 대회인지, 어디의 링크장인지 같은 사소한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음악과 춤과 스케이트만이 남는 공간. 춤추기 위해서는 그걸로 충분했다. 마지막 스핀과 함께 짧... #가비지타임#탯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