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달 전 사교 댄스 사교 파티의 화려한 조명은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잠시 표정을 찌푸리다가 곧 사교용 웃음을 걸치고 대화한다. 아는 얼굴이 없는 게 영 그랬다. 누구라도 데려오는 거였는데. 작은 후회가 들 때쯤,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이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편한 무표정이 된 얼굴로 천천히 말을 걸었다. “오랜만이네요, 라스키 씨.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어...
4달 전 청동의 세계 굳게 감겼던 눈을 뜬다. 베타는 지금 이곳이 어디인지, 그리고 왜 이곳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무언가에 휘말렸고, 주마등이라고 불러도 좋을 순간이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손을 뻗었다는 것이다. 그래. 흰 나비 떼가 몸을 감쌌다. 신체가 기묘한 부유감에 휩쓸리고, 눈을 뜨니 이곳이었다. 의식이 끊기기 전 봤던 흰 나비 떼가 무엇인지 알아챌 수 ...
4달 전 말할 수 없는 추억 기억이라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빛바랜다. 좋은 기억은 빛을 잃어 감각만이 남고, 나쁜 기억은 깊은 그림자를 머금고 악랄하게 뒤틀린다. 도르네도의 삶에도 기쁜 기억이 있었다. 한때 좋아했던 물건, 음식, 옷, 그리고 무엇이든 말이다. 서글프고 비루하던 삶들 속에서도 결코 놓을 수 없던 것들이 있었다. 도르네도는 아담의 눈동자를 볼 때면 그런 좋은 것들이 생각...
4달 전 작은 공연 베타는 아일로냐를 챙겨주는 일이 생각보다 더 어려울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일로냐는 많은 상황에서 무언가를 스스로 할 줄 알았다. 정해진 시간에 잠에 들었다가 일어나고, 식사하고, 청소했다. 자연스럽게 일상을 보냈다. 가끔 공연장에 가서 곡예를 연습하기도 했다. 아주 자연스럽게. 경험을 육신과 영혼에 쌓아가는 종족이라는 사실이 뼈저리게 와닿았다. 하지만 그것...
4달 전 죽음이 만연한 세상에서도 죽음이 만연한 세상이었다. 이 땅에는 희망이 없었고, 설령 그것이 있을지언정 너무 쉽게 죽어버리고 말았다. 여명을 밝히는 촛불은 연약했고, 횃대에 내건 시체는 바람에 흔들거리며 지독한 시취를 풍겼다. 역병이 흐르는 땅에 진 그림자는 무엇을 해도 지워지지 않았다. 페스티스는 애써 걸음을 옮겼다. 그저께부터 계속 걷던 중이었다. 조금도 쉬지 못했다. 숨을 쉴 ...
4달 전 애도의 고향 완벽하게 뒤집어진 세계. 그건 루니타의 감상보다는 미스틸의 감상에 가까웠다. 신과 인간의 위치가 뒤바뀌고, 수많은 생명이 죽었으며, 눈물과 폭력이 넘쳐흘렀다. 모든 사랑이 말라붙은 것만 같았다. 이곳은, 루니타에게 안전하지 않았다. 그렇게 판단한 미스틸은 곧 신체의 주도권을 자연스럽게 쥐었다. 루니타의 의식이 낮게 가라앉아 잠에 지나지 않는 상태가 됐을 때...
4달 전 아담 정보 모음 일이 끝나면 그 가게에서 (시고미세) 게임 개인 드림주 서사를 정리해놓은 문서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아담의 고향에 대해 : 다종족 중세 판타지입니다. (발더스 게이트3 + 다키스트 던전 + 켈트신화) 수많은 신들이 있고, 그들은 각자 세상과 생명에게 축복을 내려줍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축복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시련과 구제라는 형태를 갖춥니...
4달 전 나비효과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을 불러올 수 있는가? 아담은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었다. 눈물이, 발끝을 물들이는 피가, 전신에 남은 빗물이 찬찬히 휘발된다. 슬픔이 내려앉은 땅에서 아무것도 건져 올릴 수 없던 자는 끝내 절망했고, 나비의 날갯짓과 다름이 없는 손짓으로 주변을 휩쓸었다. 폭풍이 몰아친다. 영원한 슬픔의 폭풍이었다. 폭풍 속에서 갈기갈기 찢어져 꿈틀...
4달 전 타인의 맥박 불탄 땅에선 삶보다 죽음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건조한 땅 위에서 느낄 수 있는 건 따가운 불씨와 건조한 바람, 눈물의 축축함 뿐이었고, 누군가의 생을 손에 쥔 자들이라면 억눌러 참는 것이 익숙했다. 이 전쟁터에서 가장 큰 적은 외부에 있지 않았다. 치열한 내전으로 끊임없는 소모전을 이어가는 것은 매우, 지치는 일이었다. 상부와 가장 많이 싸우는 사람...
4달 전 깊은 파랑 속에서 파이스는 두꺼운 커튼을 친다. 따뜻한 주황으로 물들었던 공간은 검푸른 어둠에 찬찬히 잠식되어간다. 한 차례 가다듬은 숨에선 떨림이 느껴졌다. 늘 가지던, 학습된 두려움이었다. 곧 가볍고 부드러운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포션을 섞은 욕조 안으로 들어가 몸을 기댄다. 초커에 달린 연푸른색 구슬이 반짝거린다. 마법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을 느낀다. 위험한 일을 하...
4달 전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Adam, 인간이 된 신 : 아담 언니요?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무척 상냥하죠. 저에게는 소중한 언니이기도 해요. 늘 주변을 챙겨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본받을 만하고요. : 여전히, 변함없이 인류를 사랑하는 신이지. 그 사랑에 무너지는 줄도 모르고. 어리석고, 멍청한 마음이야. 그것을 스스로 깨달을 일이 영영 없다는 것은 비극이겠구나. : 친절한 의...
4달 전 전이 주술 고통에 경련하는 몸을 웅크린다. 숨을 쉴 때마다 헐거워진 폐부가 마구잡이로 들리는 기분이었다. 식은땀이 머리칼을 적셨고, 핏기 없는 손으로 이불을 움켜쥐었다. 잇새로 비명이 스멀스멀 새어 나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억누른다. 참아. 조금만 더, 조금만…. 폐부가 찌그러지는 것만 같았다. 이번에 의뢰했던 용병, 유독 질이 나빠 보이긴 했었는데. 눈 위에 겹치는 ...
4달 전 세상의 첫 번째 글은 추도문이다. 모든 것의 끝이 되는 것. 도서관 광장에선 늘 낮은 소음이 머물렀다. 저들끼리 대화를 나누고, 학문에 대한 심도 있는 주제가 오가며, 무언가를 찾으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도서관의 사서는 책을 넘긴다. 장갑을 낀 예스러운 손길이 부드럽게 책장을 넘긴다. 마치 다른 존재와 완전히 유리된 듯한 모습이었다. 높이 떠 있는 의자에 앉아 있다가, 곧 음악 소리가 들린다. 한껏 소리를 낮춘…. ...
4달 전 1:1 대련 아담은 가볍게 기지개를 켠다. 오랜만에 찾은 사설 훈련장이었다. 이제는 치안유지 부대 소속 의사도 아니고, 과거와 같은 전쟁터도 아니었지만 한 번 전투에 익숙해지고 나니 이런 훈련장은 주기적으로 찾게 되었다. 거기에서 익숙한 얼굴을 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어, 아담 언니!” “에코? 데카랑…. 베타까지 있네요. 어쩐 일이에요?” [ 저는 반쯤 ...
4달 전 단지 안전을 위해서 페스티스는 도르네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담만 아니었어도 진작에 어떤 조처를 했을 정도로 좋아하지 않았다. 도르네도는 그 점을 아는지 모르는지-아마도 알 것이다- 충고를 무시한 채로 멋대로 굴었다. 정말 죽고 싶은 건가, 그런 의문이 들기도 했다. 치안유지 부대에선 이미 그를 죽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 대화 주제의 핵심 인력이 지금 치...
4달 전 최고의 한 끼를 약속하며 아담은 테이블에 느슨하게 기대 엎드려 있었다. 점장은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와선 담요 하나를 어깨에 둘러 주었다. 차갑고 서늘한 담요는 천천히 체온에 데워지고, 곧 점장의 손길이 아담의 머리 위에 느릿하게 얹혔다. 명백한 걱정의 표시였다. “아…. □□, 일 끝났어?” “아직. 아담, 넌 조금 더 쉬고 있어. 요즘 통 못 쉬었잖아.” “가게...
4달 전 짧은 휴가의 끝 괴담출근 66화 스포일러 요란한 휴대폰 알람 소리에 몸을 일으킨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다가 눈을 떴다. 청회색 눈동자가 아침 햇살에 유독 창백하게 빛났다. 곧 테이블 위를 손으로 더듬다가, 핸드폰을 집어 들고 알림창을 맨 먼저 확인했다. 수많은 기사. 재벌의 죽음. 그냥 갑자기 죽었다고 한다. 원인 불명이라고. 멍청한 놈들. 사람이 하루아침에 죽는 것에 원인이 대체 왜 없겠냐. 꼴...
4달 전 끝내 가벼워지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하늘과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가 어우러진다. 희게 부서지는 거품과 붉게 흘러나오는 피가 뒤섞인다. 이건 기울어진 세계였다. 기실 균형을 잃고 넘어진 것은 베타였으나,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베타에게는 이 세계가 언제나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버티고 살아온 것이 기적이었다. 베타는 눈을 감았다 뜬다. 고개를 ...
4달 전 단골손님 헌정 사이드 메뉴 오로지 당신에게만. 점장은 가게를 오랫동안 운영하며 여러 메뉴를 고안해 냈다. 고향의 요리, 타국의 요리, 혹은 다른 차원이나 시간 선의 요리 등. 개중에는 아주 오래된 요리가 있는가 하면 매우 생소한 요리도 있었다. 그중에서 특별히 신경 쓴 것은 주류가 포함된 사이드 메뉴, 혹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칵테일이거나. 그것은 누구에게도 내어주지 않는 특별한 것이었다. 늘 칵테일을 ...
4달 전 버거운 일들 Trigger Warning 죽음, 비윤리적 실험, 국가적 폭력을 연상시킬 수 있는 요소 이 게시글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성자는 이러한 행위를 미화하거나 옹호하지 않습니다. 길바닥 인생. 그것 말고 다른 말이 더 필요한가? 안전 구역 바깥, 완전히 경계에 있는 곳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온갖 위험 생물과 괴물이 있고, 불...
4달 전 행동에 대한 결과 약품 선반을 짚는다. 진통제가 거의 다 떨어졌다. 클로리스는 한숨을 쉬다가 소파에 누웠다. 일반적인 진통제는 여러 생체 이식을 거친 몸에는 잘 들지 않았고, 조악하게 만든 싸구려 진통제는 부작용이 너무 컸다. 약을 처방받으면 좋겠지만 뒷골목의 대부분 병원은 신뢰할 수 없었다. 핏기 없는 얼굴에 흐린 고민이 감돌았다. 곧 몸을 일으켰다. 병원이라도 한번 가보...
4달 전 꺾인 날개 아일로냐는 화려한 공연을 하는 공연 예술가다. 비단 서커스뿐만 아니라, 뮤지컬이나 무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것은 바로 무대에 홀로 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가장 아름답게 곡예를 이어가던 사람은 우아하게 손을 뻗으며 노래를 불렀다. 아일로냐의 별명이 왜 카나리아인지, 데카는 아일로냐의 공연을 처음 봤을 때부터 이해했다. 전장의 ...
4달 전 불법 시설 정리 주술봉의 끝에 불길한 마력이 모여들었다가 흩어진다. 세라니아는 새빨간 눈동자로 끝을 응시하다가 시선을 천천히 거둔다. 크리스탈이 어슴푸레 빛나고, 비늘이 깊고 푸른 파랑으로 빛난다. “A급 마물은 처리했어.” - 다른 시설은 어떻게 됐나요? “마물로 연구하는 것 같던데, 다 부숴놨으니 괜찮을 거야. 자료도 다 챙겼어.” 링크펄에서 소리가 울렸다. 수고했다는... 51
4달 전 휴식, 그리고... 몸을 느슨하게 기댄다. 하늘은 잿빛이었고, 햇살은 구름에 가려져 한껏 어두웠다. 숨을 쉴 때마다 찌르는 통증이 느껴졌던 탓에 편히 있을 수도 없었다. 전쟁터는 끔찍하다. 처음에는 사람이 죽는 게 그렇게나 무서웠는데, 이제는 사지가 찢겨나가는 꼴을 봐도 건조한 피로감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전쟁터에 오래 있던 자는 주머니에 있던 것을 꺼낸다. 구겨진 포장지를 ...
3달 전 소문 가라앉히기 아담은 대장과의 관계를 회복한 이후 종종 치안유지 부대에 들렀다. 내부 문제의 고발과 폭로가 이어지고, 그 혼란이 천천히 수습되어 가면서 치안유지 부대의 인력이 부족해지자 도움을 주러 온 것이다. 사실, 대장은 심하게 반대했었다. 그리고 치안유지 부대의 협력 의료진인 페스티스 역시 그랬다. 다시 엮이게 된다고 해도 시선이 따라붙을 것이며, 최악의 경우 2차...
3달 전 기다리는 마음이여 시선을 들었다. 파랗고 붉은 눈동자가 어슴푸레한 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마치 어딘가를 바라보던 것만 같은 눈동자의 초점이 영 흐렸다. 마치 서글픔을 삼키는 것만 같았다. 의식적으로 감았다 뜬 눈의 앞에는 옛 추억이 보였다. 눈동자에 착색된 추억은 금방이라도 돌아갈 수 있는 것처럼 또렷했다. 모든 것을 돌이킬 수 있었다.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었고, 원한...
3달 전 함께하는 것 대장은 숨을 내쉬었다. 한숨이 무거웠다. 다 상한 칼날이 바닥에 닿았고, 인공적인 바람이 옷깃을 스쳐 지나간다. 이제는 거의 꺼내지 않는 오래된 검이었다. 그것을 버리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가. 상처를 추억이라고 불러도 괜찮은가. 대장은 레이피어의 검집을 옆에 내려두었다. 아무리 붙잡아도 잡을 수 없는 것이 있었다. 한때 같은 뜻이 있던 자들은 6피트 아래로...
3달 전 사랑하는 것들 중 가장 사랑하는 것 이고르는 세상을 사랑하지 않은 적 없었으나 그렇다고 그들의 운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도 않았다. 사랑하는 것들은 알아서 다 떠나는 삶이었다. 아무리 다 부러져라 긁어모아도 떠날 것들은 알아서 다 떠나갔다. 무언가를 또 사랑하기에는 이고르는 겁이 많았고, 사랑하지 않기에는 이타적인 존재였다. 단단한 방어기제를 내세운다 한들 그것이 태생적으로 무른 마음까지 짓...
3달 전 필연적인 상실 세라니아는 노트를 꺼내 들었다. 온갖 이야기들이 적힌 노트에 정성껏 그린 그림 한 장을 붙였다. 탐험 수첩이 착실히 쌓여갔다. 이곳에 담긴 이야기들을 읽고, 이곳에 살던 자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짐작해 본다. 곧 수첩을 덮고, 새로 줄을 건 활을 고쳐잡은 뒤 주변을 둘러본다. 높은 곳에서 부는 바람은 상쾌했고, 세라니아는 바람의 상쾌함에서 한 줌...
3달 전 정지 에너지 나를 파괴할 힘이 있는 사람에게 나를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 Марина Абрамовић 공연장에서 화살이 갖는 무게는 어느 정도 될까? 스크릭은 과녁을 바라본다. 활시위를 당긴다, 음악이 흐른다. 곧 화살촉이 불타며 멀리 날아간다. 기나긴 포물선을 그리고, 과녁의 중앙에 박힌다. 불타는 화살과 과녁은 스크릭의 화려한 공연 중 하나...
3달 전 도착하지 못할 편지 안녕, 달 선생님. 무슨 말을 적을지, 그리고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다가, 일단 적어봐요. 편지는 솔직하게 쓰는 게 제일 좋댔는데, 솔직한 게 뭔지 잘 모르겠어. 선생님도 솔직했잖아요. 난 선생님이 솔직하고 좋은 사람이었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선생님을 믿었어요. 나랑 같이 있겠다고 약속했잖아요. 근데 선생님은 금방 떠났고… 난 선생님이 아주아주 솔...
3달 전 액막이 무녀 저주를 닮은 주술로 생명을 보호하는 자. 고기 방패, 살아있는 부적, 유용한 도구 등…. 여러 멸칭과 별명을 가지고 있으나, 가장 정확한 명칭은 액막이 무녀이다. 종족. 화인 늙지 않는 꽃에서 탄생한 종족이다. 불로의 삶을 살지만, 불사는 아니며, 평생 가장 아름다웠을 시절의 삶을 산다. 보통 어린 개체를 성체가 돌봐주며 단란한 핵가족의 형태를 이룬다. 결...
3달 전 신의 석상 * 작업하면서 들었던 곡입니다. 글과 함께 들으시면 좋습니다? 사랑하는 것이 죽어 없어지는 것은 익숙했다. 이별, 결국 모든 것을 떠나보내는 것, 죽음을 지켜보는 것은 영생을 사는 자들의 숙명이며, 어쩔 수 없는 일들이다. 사랑하는 도시가 썩어 없어졌다. 도시에 살던 사람들도, 한때 같은 자리에 서서 웃었던 이들도, 충실한 친구도, 단골 가게도 모두 사라졌...
3달 전 여름 피서와 분수대 여름의 햇살은 따갑다. 피부 위로 내리쬐는 열기는 뜨거웠고, 블링은 그 열기를 그대로 느낀다. 어차피 이런 열기에 영향받는 육신이 아니었으니까. 블링은 햇살 아래에 서서 가만히 서 있다가, 머리에 무언가 드리우는 것을 느꼈다. 챙 넓은 모자. 햇살이 사라지자 열기 사이에 숨어있던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시선을 들자, 아텔리가 블링을 바라본다. “혼자 뭐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