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달 전 차가운 바람이 떠돈다 아담은 종종 당국이나 치안유지부대에서 협력 요청을 받곤 했다. 협력 요청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는 준수한 인성을 가지고 있었고, 판단력이 좋고 전투 실력이 뛰어났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직접 뛸 수 있는 뛰어난 의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이유만으로 협력 요청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고위직 사람들이라면 알 만큼 다 알고 있는 사실 하나가 가...
6달 전 꽃 열세 송이, 칼 한 자루. 헬리오가발루스의 장미는 어떻게 화원이 되는가? 꽃 한 송이, 모든 것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생명의 시작, 아름다운 자연의 씨앗, 그리고 모든 것을 압도하는 장엄한 힘. 세상에 바치는 헌사의 시작이 꽃 한 송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많은 헌사의 비밀이라, 어찌 혹하지 않을 수 있으랴. 세상의 신은 정말 모든 것을 사랑했다. 꽃 두 송이, 그리고 사랑은 불길...
6달 전 자관 룬타로 (1) 레트 레인 - 불안정하고 아름다운 사랑 레트로 레인도 꽤 바쁘게 살아온 인물로서, 지금은 둘 다 제대로 된 휴식에 대해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로 뻣뻣하게 굳어있는 레인을 레트가 풀어주고 있다는 느낌도 들어요. 레인은 그런 레트를 믿을 수 없다가도, 또 믿어버리게 됩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레인은 이런 믿음...
6달 전 자관 룬타로 (2) 미하일 셀레네 미하일 > 셀레네 믿을만한 동료이고 둘도 없는 파트너입니다. 여러 의미를 포함해서요. 미하일은 셀레네를 깊이 신뢰하고 있어요. 미하일은 셀레네의 선함에 이끌렸고, 또한 그 선함이 세상을 더욱 좋게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겠죠. 셀레네 > 미하일 미하일은 셀레네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외...
6달 전 완벽함의 내부 Hello Charlotte EP3 헨리에타 워홀은 늘 필사적이었다. 늘 남에게 잘보이려 노력했고,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 항상 우수한 성적을 받았고 완벽한 학생이 되었다. 학교 친구들과도 잘 지내려고 부단히 노력했고, 학교가 끝나면 집에 와선 완벽한 딸이 되려 했다. 그 노력이 빛을 발하기도 했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처참히 실패하기도 했다. 특히나 교우관계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었...
6달 전 타오르는 세계 됴님 ED.5 드림주 더스틴은 생각했다, 이 역겨운 세계 속에서 과연 무엇을 이루어낼 수 있는가? 차별과 멸시의 늪 속에서 빛나는 지성이란 얼마나 무가치한가? 그리하여 과연 우리는 어디까지 지켜내고, 어디까지 걸어갈 수 있는가? 상처가 하나씩 늘 때마다 의문이 하나씩 더 생긴다. 상처가 아물 때마다 의문은 힘을 잃는다. 생겨난 것과 힘을 잃는 의문들이 수백...
6달 전 외부 진료 “선배, C의 부상이 생각보다 더 깊습니다. B는 다행히 가벼운 수준에서 그쳤고요.” “부상은 얼마나 심각하지?” “거동할 수 없습니다. 지금- 잠깐, C…!” “17cm 정도 되는 도검류에 옆구리가 찔렸습니다. 다행히 급소는 피한 것 같고, 칼을 제거하진 않았습니다.” “알겠다, 금방 갈 테니 추가 부상에 유의하며 대기해.” “예, 선배.” A는 짧게 안...
6달 전 신세계의 밤 이 세상에서 불변의 진리는 시간이 흐르면 변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학자가 인정한 명제이다. 하지만 영원을 사는 이들은 그 명제를 누릴 수 없다. 신의 선물인 망각도, 한 줌의 다정함과 서글픔도 모두 허락되지 않는, 잔인하고 가치 없는…. 영원을 사는 것은 더 이상 오래 사는 것이 아니다. 영원을 산다는 것은 결국 그런 것이다. ‘나’를 제외한 모든...
6달 전 서부의 길목에서 아로니아는 서부를 자주 찾았다. 북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는 한정되어 있고, 특히나 고품질의 마물 부산물은 서부에서 더 얻기 쉬웠다. 흰색 긴 치마가 서부의 매캐한 바람에 흔들거렸다. 검은 머리칼을 매끄럽게 넘긴 아로니아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뜬다.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이곳이 안전하긴 하지만 아이 혼자 있을 만큼 안전한 곳은 아닌데. 짧은 생각의 끝에 ...
6달 전 만물에 평안이 찾아온다면 서글퍼도 움직여야 했던 순간이 있다. 괴로워도 걸어야 했고, 무너질 것만 같아도 무너질 수 없고, 상처 입었음에도 꿋꿋하게 나아가야 했던 순간이 있다. 페스티스는 그 모든 순간에서 상처 됨을 골라낼 수 있었다. 살릴 수 없었고, 놓칠 수밖에 없었으며, 그 어떤 노력도 결실을 보지 못하는 순간을 기억한다. 그것이 서러워 멈출까 하면 지난 다정함이 발목을 붙잡...
6달 전 평범하고 진부한 편지 안녕, 잘 지냈어? 나 있지, 아주 이상한 축제에 와 있는 기분으로 펜을 들어. 오늘은 햇살이 좋더라! 따뜻한 빛에 아직은 찬 기운이 남아 있는 바람이 길게, 더 길게 불어와. 나의 긴 머리카락이 마구잡이로 흩어져서 뺨이고 목덜미고 전부 간지럽혀. 나는 좋은 햇살과 좋은 바람 아래에 서서 흰 구름이 떠다니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 너와 함께 보면 좋았겠다,...
6달 전 화려한 서커스! 선명한 분홍색의 머리카락이 서커스 무대 위에서 마구잡이로 흩어진다. 허공에 마법으로 매달려 움직이는 긴 실크를 타고 춤추듯 움직인다. 허리에 실크를 감고, 미끄러지듯 내려온다. 곧 다른 실크를 붙잡고 단번에 끌려 올라가듯 하며 상체를 뒤로 젖힌다. 완벽하게 반전된 시야에선 아슬아슬한 곡예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긴장감과, 마침내 동작이 성공했을 때의 열렬한 환...
6달 전 돌아오지 않는 이들 아일로냐는 공연을 하지 않을 때는 연습에 매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중 곡예를 오랫동안 이어가며 연습하는 것은 좋았지만, 종종 과할 때가 있었다. 보다 못한 스크릭이 아일로냐를 바깥에 내보내는 날들도 상당히 많았다. 가벼운 복장을 갖추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곧 낯설고 우아한 형상에 시선이 이끌렸다. 우아한 불꽃을 바라보던 아일로냐는 어느덧 상대의 시...
6달 전 서커스의 꽃 시고미세 스크릭 드림주 박수갈채 속에서 살아가는 서커스의 꽃! 아찔한 곡예에 경악과 긴장이 뒤섞인다. 하지만 머지않아 열정적인 환호로 뒤바뀐다. 타인의 환호 속에서 살아가는 자는 더없이 밝은 웃음을 머금는다. 종족. 인형 (인간) 아름답기만 하지 않은 세상 속에서 수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사랑하고 좌절하며 신체를 만들어나가는 종족. 작은 핵을 가지고 세상을 떠돌면서 신체를 구축해나...
6달 전 추락한 꽃 평생 이어질 것 같던 차가운 겨울에 몸을 웅크려 보냈으며, 기나긴 시간이 다 지나 찾아온 봄은 혹독하도록 아름다웠다. 봄은 만물이 웅크린 몸을 일으키는 계절이었다.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넘쳤으며, 그 선율에 맞춰 곡예를 이어가는 자의 얼굴은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스크릭은 아일로냐를 사랑했다. 아일로냐의 해맑은 웃음, 순수하고 통통 튀는 성격을 좋아했다...
6달 전 무제 도르네도가 아담을 제대로 알게 된 이후로, 치안유지 부대를 바라보는 도르네도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원래는 귀찮고 방해되는, 때로는 약간의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집단이었다. 전면전만큼은 하지 않았고, 또한 완벽한 위협이 되는 순간도 없었으나 치안유지 부대의 대원이라면 누구나 도르네도에 대해서 알고 있기도 했다. 도르네도는 아담이 치안유지 부대 내부에서 ...
6달 전 언젠가의 전투 탄창이 빈 권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수많은 개조를 거쳐 둔탁하고 무거운, 약간의 마찰음까지 느껴지는 권총을 잡은 도르네도의 시선이 기울어지는 듯하다가 바로 들렸다. 손에 든 권총보다도 더 많은 개조를 병적인 수준까지 거듭한 도르네도에게선 이미 본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평범한 모습에서 한참이나 멀어진 후였다. 피로 물든 옷자락이 무겁게 늘어지고, 핏...
6달 전 작은 안정 페스티스는 아담의 손에 붕대를 풀 때 기묘한 감각을 느낀다. 그토록 상처 입었던 자의 손에는 작은 흉터가 하나도 없었다. 애초에 다친 적도 없었던 것처럼. 흉터가 없다고 아픈 적 없다고 생각하는 치들과 엮여 살기에 좋은 체질이 아니었다. 오히려, 최악이었지. 여상한 대화와 답답한 상황이 지나가고, 페스티스는 자신의 진료실로 돌아온다. 서랍과 선반의 약품들을...
6달 전 제목없음 이런걸쓰고싶은게아니었는데 눈을 굳게 감고 있던 아담이 조심히 눈을 떴다. 깊고 무거운 암전에서 깨어나자마자 눈앞을 가리는 흙먼지에 표정을 잠시 찌푸렸다. 아담은 주변에 누가 있는지부터 가늠했다. 주변은 완전한 정적이었다. 그리곤 제 손발이 무사히 붙어있는지, 구속되진 않았는지 확인한 뒤 손을 들었다. 손가락 끝에서 청량한 바람이 감돌고 주변을 휩쓸듯 밀어낸다. 껍데기가 무거웠다. ...
6달 전 두 개의 검 이거 일났군 그래. 페룸은 한숨을 쉬듯 숨을 내쉬었다. 입을 닮은 부분에서 연기가 한 차례 새어 나온다. 마물이 즐비한, 혹은 마물의 개체수가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일상인 서부의 땅은 늘 위협이 가득했지만, 페룸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주변에 일반인도 없으니 적당히 방어만 하며 조사대를 기다릴까 싶다가, 하지만 혹시 모르니 다 처리해 ...
6달 전 노파의 돌과 여우창문 아담은 자신의 본모습을 철저히 숨기고 다녔지만, 누군가가 구태여 들여다본다면 그것을 막지도 않았다. 숨기는 것은 배려였고, 굳이 들여다보는 것을 허용한 것은 자비로움이었다. 필멸자가 궁금해하는 것을 막는다고 한들 그것이 막히는 것도 아니거니와, 그렇게까지 해서 호기심이 풀린다면 다행인 일이었다. 도르네도는 그런 아담을 존중하고 아꼈으나, 가끔, 아주 가끔은...
6달 전 휩쓸리는 것 비가 내릴 것만 같은 하늘. 끝없이 부는 바람. 태양이 뜰 시간은 무거운 먹구름에 잠겨 어슴푸레한 빛 한 점 없고, 검푸름에 잠식된 엷은 물안개 같은 빛이 낮게 깔린다. 물안개의 푸름을 머금은 호밀이 길게 자라나 끝없는 바람에 부드럽게 휩쓸린다. 호밀색 머리칼이 나부낀다. 바람에 휩쓸리는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베타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다. 베타를 바라보는 ...
6달 전 언젠가의 전투 (과거) 세기가 바뀌며 많은 것이 변화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변한 것이라고 하면 전쟁의 양상이었다. 그것은 이제 어떠한 국가 간에, 그리고 국가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전쟁은 잘게 쪼개져 기업과 개인에게 넘어갔다. 모든 삶이 치열한 전쟁이 된 것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폭력의 억제기와 증폭기의 역할을 했다. 말 그대로 폭탄 같은 상태였다...
6달 전 신체 수리 방심했다. 이렇게까지 방심해 큰 상처를 입을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어떻게든 의뢰를 완수한 뒤 복귀하는 길에 휴대기기가 울리는 것을 본다. 도르네도는 휴대기기를 보고 자신의 상태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을 깨달았다. 신체 곳곳에 심어둔 모듈이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개인 거점에 돌아오자마자 허물어지는 몸을 아담이 받치지 못했다면 이미...
6달 전 復活 宣告 復活 宣告 부활 선고 : 죽은 자를 영원에서 꺼내 오는 신의 명령 페스티스가 방을 나섰다. 아담은 그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약병을 손에 쥐었다. 발목은 여전히 온전히 낫지 않은 채였다. 제대로 된 수면이 아니었으니까. 텅 빈 눈동자로 허공을 보다가, 잠시 손을 침상에 짚었다. 이불의 뻣뻣한 감촉이 손에 닿았다. 눈물이 휘발된 누군가의 뺨처럼. 아,...
5달 전 창조된 생명 평범하게 배울 수 있는 주술. 금지된 주술. 금단의 지식. 세상과 완벽히 유리되어 고고함을 지키던 종족에게 있어 세상의 기준이란 힘 없는 정의에 불과했다. 그들은 마족만큼 무자비했다. 수많은 생명을 도륙을 내고 그 위에 평화의 왕국을 세운 자들은 자신들의 존재 자체가 역병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모든 것을 쓰레기로 만들었다. 그들이 벌인 짓 중에서 가장 ...
5달 전 다수와 소수 비가 쏟아졌다. 마인드 해커는 죽은 눈동자로 바닥을 내려다본다. 살릴 수 있는 사람과 고쳐야 하는 사람, 죽여야 하는 사람과 잘라내야 하는 사람이 한데 뒤섞인다. 전쟁터와 다를 것 없는 이 현장에선 물에 젖은 콘크리트의 냄새와, 서서히 꺼져가는 불씨의 향기만 났다. 버그 소탕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몇 명이나 고쳐지고, 몇 명이나 죽었으며, 몇 명이나 상처를 ...
5달 전 텅 빈 마음을 끌어안고 천장의 줄에 매달린 붉은 곡예용 천이 물결친다. 곡예용 천에 몸을 맡기고 움직이던 아일로냐의 시선이 흔들린다. 데카는 아일로냐의 표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려 했지만, 거리가 멀었던 탓에 잘 보이지 않았다. 명확히 알 수 있는 사실은, 언제나 떠 있던 웃음이 사라졌다는 것뿐이었다. 웃음. 아일로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표정. 다른 사람을 볼 때마다 지었던, 풍부...
5달 전 밤중사냥 도르네도는 사냥감이 도망치는 것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완벽히 통제된 상황에서 입맛대로 굴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에서 크게 엇나가는 상황을 선호하지 않았다. 변수를 즐기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상해 둔 범위 내에서였다. 그 범위가 상당히 넓었기 때문에 감을 잡기 어려웠을 뿐이지. 그리고 베타는 그런 도르네도의 성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5달 전 치안유지부대 익명 게시판 제이님 드관 : __지점 근처 뒷골목에서 도움을 받았어요어떤 의사분께 도움을 받았는데 어떻게 보답을 해드려야 할까요? 정말 큰 도움을 받아서 꼭 보답을 해드리고 싶어요ㅠㅠㄴ 설마 __치유소 의사분은 아니지?ㄴㄴ 맞습니다!!! 그분 유명하신가요??ㄴㄴㄴ 와~ 그분이 또 사람을 살렸다고? 진짜 몸이 몇개이신거임ㄴㄴㄴㄴ ㄱㄴㄲ;; 그분 당국에서도 상 엄청 많이 받았잖음ㄴㄴㄴ...
5달 전 껍데기 바꾸기 아담에게 있어 육신의 변형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타 종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종종 껍데기의 형태를 바꾸기도 했다. 그것 때문에 친밀한 사람을 다소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껍데기가 아무리 바뀌어도 내부의 것은 그대로였다는 것을 설명해도,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아담은 여러 사람의 부탁으로 신...
5달 전 대장 루트 아직없음 진짜 Real 날조 워커스 하이의 밤은 평온하다. 아담은 평소처럼 가게에 들렀고, 점장은 달빛이 가장 잘 드는 자리에 아담을 안내했다. 오늘도 여전히 사람이 많았고, 아담은 그런 소란스러움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듯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곧 부름이 들린다. 담! 오늘은 다른 사람과 합석해도 괜찮겠어? 손님이 가득 차서 말이야. 괜찮다는 듯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자 나중...
5달 전 모의 전투 치안유지 부대에선 종종 무작위의 대원들을 불러 한 번씩 대련을 시켰다. 치안유지 부대 소속 대원들이라면 모두가 한 번쯤 겪어보는 일이었다. 상대가 같은 대원일 때도 있었고, 혹은 전혀 상상치도 못한 인물이 나올 때도 있었다. 가끔은 대인전이 아니라 다른 전투를 치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특정인의 보호와 방어전 같은 것들. 어느 날 갑자기, 문득 불려 나와...
5달 전 작은 도움 소용돌이치는 어둠, 그것을 내밀하게 들여다본 자는 깊은 죽음에 현혹되어 눈이 멀고 말리라. 페스티스는 어둠과 죽음, 잠에 대해서 생각한다. 어둠은 잠을 부르고, 그것은 죽음을 부른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들은 서로를 부른다. 페스티스는 그것의 특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페스티스만큼 죽음에 대해 깊게 연구해 본 학자는 없을 것이다. 그...
5달 전 떠도는 아이와 의사 어둠이 깔린 골목길을 거닐 때면, 데카는 절로 신경이 날카로워지곤 했다. 늘 곤두세우던 삶을 살아서 그것이 버릇으로 박힌 것이겠지. 피로할 법도 하건만 매번 골목길을 거니는 것은 이제 습관이 되어 그만두기도 힘들었다. 소리를 죽인 걸음 소리가 골목길의 안쪽에서 얼마 못 퍼지고 사그라들길 몇 번, 곧 낯선 소음에 고개를 돌린다. 가벼운 발걸음 소리. 훈련을 ...
5달 전 호문쿨루스 생명 실험의 눈부신 결과물이자 한 집단의 과오. 오랜 시간을 살도록 설계되었으나 오랜 시간을 버틸 마음을 받지 못한 존재. 세간에선 그것을 호문쿨루스라고 불렀다. 종족: 뱀-엘프 호문쿨루스 현자의 돌에 엘프의 정수와 뱀 수인의 정수를 넣어 만든 괴물. 처음에는 바닥을 기는 미물에 불과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점차 인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뱀 수인의 서늘한 ...
5달 전 떠도는 생명 사랑을 모르는 이들에게서 버려진 것. 아무런 가치도 배우지 못하고, 한낱 쓰레기에 지나지 않을 금은보화 속에서 눈을 뜬 것은 여전히 차디찬 길목을 배회한다. 힘든 사람을 도우며 죽은 사람에게 기도하는 어린 것은 자신이 본 유일한 선행을 되풀이하는 것뿐이다. 종족. ??? 신, 혹은 신에 준하여 영생을 사는 것. 이 종족의 어린 존재를 만나는 것은 아주 희귀...
5달 전 선택과 결과 무언가를 살린다는 것과 죽인다는 것은 그리 먼 개념이 아니다. 전쟁터를 한 번이라도 겪어봤으면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는 사실이다. 아군을 살리면 적군이 죽고, 적군을 죽이면 아군이 산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을 살릴 수는 없다. 엉망진창으로 뒤섞이는 소용돌이다. 잔인하게도…. 포탄이 떨어지면, 수많은 파편이 튀긴다. 따가운 불씨가 흩날리며 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