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달 전 짧은 일탈 이런 상황에서, 그리고 이런 곳에서 같은 직업과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의 영역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아담과 베타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둘 다 의사였고, 환자를 살리는 것에 있어 최선을 다할 수 있었으니까. 아담은 베타를 보자마자 타임라인의 혼동이라는 것을 깨닫고 먼저 다가갔다. 미약한 호기심과 이끌림이라고 표현해도 좋은 과정이었다...
5달 전 피의 향기 사제 아담 × 악마 도르네도 일부 고어적 표현 주의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용서하여 준 것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며…. 손에 들린 등불이 흔들린다. 맑은 흰 빛깔이 퍼져 나가며 삿된 것을 막는다. 산 자들과 죽은 자들을 위한 기도를 이어 나가며, 동시에 맨 앞에서 악을 막은 신이 남긴 말을 따라 읊는다. 서로...
5달 전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신의 눈은 본질을 꿰뚫어 본다. 여기에서 말하는 본질은 이성적인 사고를 넘어 감각적 사고, 영혼, 초의식을 뜻한다.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를 넘어 개개인의 의식과 초현실을 들여다보는 정교한 렌즈를 항상 가지고 있다. 그것은 아무리 어린 신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좋은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가끔 좋았고, 자주 피곤했다. 그것은 지나친 피로감이나 서글...
5달 전 한낮의 평화 아담에게 있어, 누군가의 다정함이 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포옹이나 애정을 나누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아담이 평생토록 해온 일이니까. 그것을 너무 오랫동안 해온 탓에 홀로 웃음을 짓는 법을 잊어버리기도 했으나, 과거의 기억에서 그 웃음을 끌어오는 것 정도는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다정을 나눠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래서 아담은 미젤... 1
5달 전 긴급상황 발생! 이른 시간부터 환자가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폭음이 느낀 순간부터 다른 간호사와 의사들과 정보를 나누고 분주히 준비했으나 모든 것에 대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혹시 몰라 예비 부품을 계속 제작하고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핸드폰을 들어 연락망을 확인해 보니 다른 병원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모든 병원이 코드 블랙을 내걸었다. “들...
5달 전 취중진담 도르네도는 술에 거의 취하지 않는다. 취할 만큼 먹기 전에 불쾌해지는 감각이 먼저 와서 그만둔다. 취한다는 감각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기에 가끔은 취하고 싶었으나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언젠가 그것을 아담에게 말했고, 아담은 잠시 고민하더니 작은 선물을 하나 건넸다. “이게 뭐지? 머들러?” “얼음과 술을 잔에 담고, 섞기만 하면 돼요. 술에 취하고 싶다면서요...
5달 전 란타나 화원이 지평선을 따라 길게 늘어져 오색찬란하게 물들어 있다. 아름다운 꽃들에서 생명이 잉태하고, 아름다운 생명의 형태를 갖춘다. 그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강렬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모든 화인들의 우상이자 앞길을 밝히는 존재, 이 아름다운 선인의 이름은 란타나이다. 란타나. 끝없는 화원이 잉태한 첫 번째 꽃. 모든 화인의 어머니이자 선인, 아름다운 생명. ...
5달 전 위선 아담은 외래진료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다. 병원 내부의 일만으로도 매우 바쁘고 환자가 많았다.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였지만, 코드 블랙이 수시로 걸렸다가 내려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말 큰 사고가 터졌을 때, 아담은 병원의 일을 최대한 수습하고 현장으로 뛰어가곤 했다. 급히 현장으로 가서 최대한 상황의 수습을 도우면서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곤 했다. 그 과...
5달 전 어린이날의 아쿠아리움 도르네도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항상 품에서 자던 아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담이 먼저 일어나는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리고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작았던 것이 신경 쓰였다. 손님이 왔다기에는 지나치게 고요했는데. 곧 걸음을 옮겨 소리가 나는 방 쪽으로 다가갔다. “아담?” “어, 도르, 으앗…!” 평소보다 얇고 가느다란 목소리에 문...
5달 전 갈등할 필요도 없는 오랫동안 의사로 일하면서 마주치는 선택의 순간은 늘 쓰라린 맛을 남긴다. 무엇을 해도 살릴 수 없는 생명이 있는가 하면, 치료받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외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치료를 그만두는 상황도 있었다. 베타는 그 사람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고 그 상황으로 돌아간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죽...
5달 전 짧은 꿈 도르네도는 눈을 떴다. 마치 꿈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눈앞이 온통 검은색이었다가, 곧 희게 물들었다. 그리고 문득, 이것이 꿈인 것을 알았다. 꿈속에서 꿈에서 깨어나는 기분을 느끼다니. 이상하고도 기묘한 감각을 느끼며 천천히 걷는다. 곧 향기가 느껴진다. 도르네도에게 익숙한 시취였다. 그 익숙한 냄새에 익숙한 경계를 가지다가도, 눈앞의 풍경을 보곤 맥이 풀...
5달 전 Kirce 주술을 부리는 마녀. 아름답고 매혹적이지만 그만큼 잔혹한 마법을 부리는 자. 소원과 목숨의 등가교환을 이루어주는 존재. 세간에선 그를 키르케라고 불렀다. 키르케. 매혹적인 허니 블론드 색의 머리카락이 구불거리며 허리까지 내려오고, 자수정 빛깔의 눈동자는 깊고 투명하게 반짝거린다. 동공은 루비의 색을 가지고 있고, 약한 장밋빛 홍조가 오른 뺨은 사랑스럽기까지...
5달 전 공평한 밤 기나긴 밤이다. 그 시간을 걸어본 자라면 그것이 얼마나 길고 혹독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밤을 건너온 자들, 각자의 지옥과 연옥을 걸어본 자들은 기나긴 밤의 혹독함과 서글픔을 품고 지금 이 자리에 있다. 누군가의 친우이자 가족이었고, 누군가의 구원자이자 마녀였으며, 친절한 자들이었던 생명들은 워커스 하이에서 고요한 만남을 가진다. 늦은 밤이다. 직...
5달 전 기나긴 시간 지팡이 칼을 도로 검집에 넣으며 생각한다. 이 기나긴 밤은 아직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폭음이 가신 탁 트인 풍경과 대비되게, 새빨간 달이 휘영청 떠오른 한밤중에 숨을 내쉰다. 소음은 없지만 향기는 남아 있다. 비릿한 피와 화약이 뒤섞인 공간이다. 바람이 부는 밤이었으니 이 향도 곧 쓸려나가겠거니, 크로우는 지팡이를 옆에 두고 용케도 부서지지 않은 ...
5달 전 대장 루트 - 2 아담은 대장과 다시 만남을 이어가고 있을 때, 치안유지 부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곳의 선함을 믿는 것과 그곳을 신뢰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였다. 대장도 아담이 다시 치안유지 부대로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필멸자는 아둔하다. 같은 잘못을 다시 반복하고 만다. 아무리 경고해도, 혹은 저주와 죽음으로 휩쓸어도. 아담은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 그 모든 잘못을...
5달 전 시민과 연인 중 누구를 구할까? 아일로냐 에이멜 루트 머리 안쪽부터 깊은 통증이 느껴졌다. 멀미감이 내장을 휩쓸었고, 따갑고 불쾌한 감각이 날카롭게 꽂힌다. 아일로냐는 이 감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약물. 전신에 아릿하게 퍼지는 통증을 느끼고, 이것이 단순한 상해만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문. 그리고 매섭게 깨지는 기억의 파편들. 아일로냐는 차가워지는 눈을 애써 깜빡였다. 머리를 어딘가에 크게...
5달 전 그들에게는 희망이 필요해요 머릿속이 지끈거렸다. 처음, 아담은 급히 온 협력 요청을 거절하려 했었다. 치안유지 부대 내부의 일에 전혀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협력 요청의 내용을 듣곤 급히 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페스티스가 일전에 언질을 준 것이 있었다. 위험성이 높은 연구를 한다고. 부상의 위험이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아담은 눈앞의 모습을 보고, 그게 단지 부상의 ...
5달 전 비가 쏟아지는 밤 묵직한 철제 상자가 넘어진다. 장대비가 쏟아지고, 화약 냄새가 무거운 빗방울에 젖어 들어 낮게 가라앉는다. 도르네도는 몇 번째일지 모를 표적을 죽이고 있었다. 아담과 연애를 시작한 이후로, 도르네도의 의뢰 방향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이전이라면 표적이 누구인지도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표적이 악인에 가까웠다. 악을 응징하는 악이라. 도르네도는 미묘한 ...
5달 전 고양이가 되 :) 아담이나 도르네도는 서로의 겉모습을 바꾸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었다. 특히 도르네도는 아담이 외형을 바꾸는 것을 오히려 반겼을지도 모르겠다. 처음 외형이 변한 것은 자신의 동족이 된 모습이었다. 이후로도 꽤 여러 번 외형을 바꾸었다. 임상시험의 표본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뒷골목 의사로 살며 불법적인 루트를 통해 표본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으나...
5달 전 우연한 만남과 재회 옛 신은 고향을 떠나온 다음 수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그곳은 고향과 닮은 푸른 고원이기도 했고, 까마득하게 높은 산맥이기도 했으며, 넓디넓은 바다이기도 했다. 고향을 닮은, 하지만 절대 고향이 아닌 곳을 돌아다닌다. 제 손으로 구했던 생명을 정착할 곳을 찾았고, 아담은 이따금 그에게 들러서 짧은 시간을 함께했다가 다시 떠돌았다. 고향을 떠나온 자는 그 어디...
5달 전 합동 전투 아담은 숨을 가다듬는다. 익숙하게 삼켜낸 숨에서 피 냄새가 느껴졌다. 제 피가 아니다. 이건 온전히 남의 피였다. 한 차례의 근접전을 끝내고 나서, 몇 번이나 내부 탐색을 끝낸 이후 데카가 수신호를 보낸다. 아담도 함께 수신호를 보내고 나서야 긴장이 한 차례 풀렸다. 의사 둘이 왜 이곳에서 이러고 있냐 묻는다면, 테러로 인해 둘이 내부에 완전히 고립되었다....
5달 전 같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 도시의 밤은 유난히 싸늘하다. 검은 코트가 길게 휘날리고, 코트를 고정하고 있던 줄이 흔들리고, 연푸른 눈이 아래를 내려다본다. 다른 이들과 한참이나 싸우고 왔던 것인지, 옷에 묻은 피와 먼지는 쉬이 떨어질 생각을 하질 않았다. 멀지 않은 과거를 돌이켜본다면 늘 이랬다. 가장 낮은 곳에서 싸우고, 온통 피와 먼지로 뒤덮였다. 스모크가 생각하는 정의는 높은 ...
5달 전 붉은 달 하늘에는, 붉은 달이 뜬다. 초승달은 언제나 붉은색이었다. 붉은 달은 이 세계를 내려다보는 신의 눈동자처럼 세상을 어루만진다. 신성과 과학, 모독이 뒤섞인 세상에서 영원히 차갑게 유지되는 것이다. 데카는 이런 세상에서 신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한낱 생명이되 생명이 아니었고, 오랜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끝없이 선하거나 악해질...
5달 전 미물에서 인간으로 라우르스는 제 동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콧대 높고, 오만하고, 자비를 모르는. 한 종족에 대한 것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에는 아주 큰 문제가 있지만, 평균값이 만들어진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많은 사람과 마주하고, 동족을 마주하면서 엘프에 대한 편견이 왜 그토록 컸는지도 이해하게 되었다. 가끔은 같은 엘프인 자신의 눈에도 끔찍한 광경이 ... 44
5달 전 1주년을 기념하며 도르네도는 옷을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 아니었다. 옷에 관심이 없기도 했고, 큰 흥미가 없기도 했다.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 상당히 적었다. 장신구는 더더욱 그랬고. 그런 옷보다 무기나 약품을 모으는 것을 더 좋아했다. 하지만 아담과의 연애와 동거를 시작한 이후부터 조금씩 달라졌는데, 특별한 날이 가까워졌을 때는 더욱 신경 쓰기도 했다. 옷장 한편에 넣어두...
5달 전 드림 룬타로 (1) 야매 룬타로이니 가볍게 즐겨주세요! 루이드 오루니 지금 상황 : 다가즈 (햇살, 변화, 새로운 출발, 의식의 상승 등) 이것은 새로운 일의 시작입니다. 그건 놀랍고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잘 생각해본다면 이 변화는 그렇게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빨리 크고, 햇살은 언제나 바다를 잔잔하게 비추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이것은 새로운 하루...
5달 전 드림 룬타로 (2) 야매 룬타로이니 가볍게 즐겨주세요! ~ 논컾 ~ 데카 스크릭 지금 상황 : 나우디즈 (불을 붙인 나무, 저항, 강박, 인내의 결실, 의지의 향상 등) 둘의 상황이 억압과 통제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데카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이고, 스크릭은 사랑하는 것을 불태우는 체질을 가지고 있어요. 이건 사실 상당히 저주스럽습니다. 개인에게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에... 1
5달 전 드림 룬타로 (3) 야매 룬타로이니 가볍게 즐겨주세요! 이번에는 드림주 해석으로 가볍게 합니다 :D 크로우 나우디즈 (불을 붙인 나무, 저항, 강박, 인내의 결실, 의지의 향상 등) 사담: 크로우에게 이 룬이 뜬게 정말 운명적이라고 생각해요 이 룬의 모양은 나뭇가지 두 개를 겹쳐놓은 모양이에요. 나무 두 개를 비벼 불을 붙인다는 뜻입니다. 아주 긴 시간이 걸리고 고통스러운 과...
5달 전 조각난 신 옛 시절. 우유와 꿀이 흐르고, 웃음이 넘쳐나며, 모두가 기쁨에 겨워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춘다. 신은 인간들을 사랑하고 인간들은 신을 사랑한다. 차별과 혐오가 없던 시대의 신들은 모두 인간과 손을 맞잡고 춤을 추었다. 먼 훗날 인류가 이르기를, 이 눈 부신 빛의 나날을 신화시대라고 불렀다. 아담, 담. 신화시대의 신. 옛 시절부터 오랜 시간을 사랑함으로 살...
5달 전 폭우 쏟아지는 날 발끝에 바람이 스친다. 벗어던진 굽 높은 구두는 피로 물들고, 상처와 흉터가 뒤섞인 손끝이 어느새 풀린 긴 머리를 쓸어 넘긴다. 피와 눈물로 젖은 뺨에 하늘에서 굴러떨어진 물방울이 닿는다. 생기 없는, 푸르고 붉은 눈동자가 폭우 속에서 반짝이는 조명을 눈에 담는다. 권태롭고 지쳐있는 두 쌍의 눈동자가 웃음기 하나 없이 투명하기만 했다. 부러진 모닝스타와 런...
5달 전 자관 룬타로 (3) 야매 룬타로이니 재미로 즐겨주시길... 아윤 크로커스 (연애 전) 지금 상황 : 에이와즈 (세계수, 오래된 문제, 부정한 영향력의 추방, 뿌리깊은 원한, 망자와의 연결 등) 이 룬이 가리키는 세계수는 세계를 지탱하는 위그드라실이며, 세계-우주-의 중심축이며 기둥이에요. 생명과 장수, 보호의 의미와 함께 죽음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삶과 죽음이 얽힌 세상에서,...
5달 전 화려한 세계의 병증 아담은 병원 일을 끝내고 나온다. 늘 이때쯤 전화가 왔었는데, 오늘따라 조용했다. 아침에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린다. 오늘 의뢰가 늦게 끝난다고 얘기했었지. 아담은 간단한 메시지를 남기고 함선으로 걸음을 옮겼다. 함선 안은 늘 깔끔했다. 도르네도나 아담이나, 머무는 공간은 늘 깔끔하게 정돈하는 편이었다. 아담은 의사여서 늘 청결에 신경 썼고, 도르네도는 위험...
4달 전 사랑을 아는 존재들 블링은 영원히 골목길을 떠돌았다. 반짝이는 유리 조각이 골목길에 처음 생겼을 때부터 그랬다. 이 길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발걸음 소리 없앨 줄도 모르던 어린아이는 멍한 눈동자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하얀 치맛자락은 쉽게 더럽혀지지 않았고, 아이를 지켜보던 불온한 시선이 길게 따라붙었다. 불온한 시선의 사람이 아이에게 손을 뻗으려 했으나 그것은 곧 쓸모없...
4달 전 모순과 신 비가 내렸다. 상처에 빗물이 눅진하게 스며들었다. 레이치는 손으로 상처를 막다가, 곧 쓸모없는 행동인 것을 알고 손을 뗐다. 신체 말단부터 천천히 생기가 빠져나가는 느낌에 겨우 숨을 가다듬는다. 어차피 죽을 수 없는 몸이건만, 숨 쉬는 것이 버거워지면 죽음이 지척에 있는 기분이 절로 들었다. 모순의 종족이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꼴이 아닌가? 발걸음 소리...
4달 전 일이 끝나고 나서 ED4 아담, 미젤 하이힐의 날카로운 소리가 골목길에 퍼진다. 얇은 굽 대신 달린 칼날에선 제 것이 아닌 피가 굴러떨어지고, 모닝스타의 모서리가 바닥을 긁으며 불쾌한 소음을 낸다. 묵직한 것을 두 손으로 가볍게 움켜쥐고 휘두르자, 선혈이 바닥에 흩뿌려진다. 바닥에 늘어진 몸에서 숨이 완전히 끊기는 것을 확인하곤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얼굴에 뜬 밝은 웃음은 흔적도 없이 ... 1
4달 전 꿈 기반 글 이후 ED1 아담, 데카 이전 글에서 이어지며, 서광님(@punchpunchflame)의 드림주를 훔쳤습니다. 이런저런 캐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캐릭터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나긴 고문의 시간 동안, 고통을 참으려 몸이 점차 굽어진다. 진줏빛 피로 뒤덮인 몸이 끔찍하게 훼손됐다. 대장이 아담을 찾았을 때는 육신이 깨지기 직전이었다. 그마저도 아담이 마지막 호의로 건넨 약품이 아...
4달 전 시고미세 세계관 고찰 순도 100% 설정날조 ~ 드놀에 개연성을 부여해보자~ ~ 겸사겸사 해석 정리 ~ ~ 비정기적 업데이트 예정 ~ - 시고미세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도시, 원래 전쟁터였던 것 같죠? 도르네도의 발언을 보면 이 도시가 있기 전부터? 라는 말을 하면서도 그건 불가능하지 않나? 라는 뉘앙스로 말합니다. 그런데 도르네도가 다시 아니, 가능할 수도 있겠군. 이라고 한 걸 보면 점... 2
4달 전 분홍색은 저물고 ED2베타, 아일로냐, ED1데카 어제 큰 사고가 있었다. 상가 건물 하나가 통째로 테러리스트의 손아귀에 넘어갔고, 그곳에서 끔찍하고 잔인한 협박이 오갔다고 했다. 하루 종일 뉴스가 나왔고, 새벽쯤이 되어서야 테러리스트의 진압이 끝났다고 했다. 베타는 그 뉴스를 보며 미약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사람의 감이라는 건 무서울 정도로 날카로웠으니까. 정작 그 날카로운 감이 어디를 향하는지도 ...
4달 전 곡예 연습 구경하기 미젤이 아일로냐를 처음 봤을 때 느낀 감정은 확실히 긍정으로 가득했다. 아일로냐의 밝고 통통 튀는 모습은 이런 길목에서 흔한 모습이 아니었다. 길을 걷고 있을 때, 넓은 공터에선 화려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공중곡예를 선보이던 아일로냐가 공중 폴대에서 부드럽게 내려오고 마무리 자세를 취한다. 그리곤 멀리 있는 미젤과 눈이 마주쳤고, 그대로 곱디고운 웃음... 7
4달 전 고요한 밤 블링은 언제나 꿈을 꾸었다. 블링의 종족은 꿈을 잘 꾸지 않았다, 그들은 붙잡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하지만 블링은 아직 어린 존재였고, 그들과 달리 사랑을 알았다. 쉽게 말해, 불안정했다. 그래서 이 어린 신의 꿈속의 풍경은 늘 과거를 배경으로 두고 있었다. 블링은 그것이 꿈인 것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꿈에서 깨어날 수도 있었다. 아예 잠을 안 자도 괜...
4달 전 영혼을 태우는 불길 적막과 어둠이 깊게 깔린 방에선 이전과 같은 활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온갖 리본 장식이 달린 사랑스러운 방에 감돌던 온기와 빛무리는 이제 하나도 없었다. 스크릭은 어두운 방에 걸어 들어간다. 이젠 장식이 하나도 없는 깨끗한 방은 영 아일로냐의 방 같지가 않았다. 스크릭은 무정형의 손으로 벽을 쓸어본다. 차가운 푸름으로 미약하게 밝아졌다가 도로 어두워졌다....
4달 전 내면의 세계 아담은 언젠가, 다른 이들에게 신은 저마다 내면의 세계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한 적 있었다. 그 세계는 직접 들어갈 수도 있고, 보여줄 수도 있다고. 현실과 완전히 유리된 안전한 세계이며, 신과 내밀하게 엮일수록 의도치 않게 진입할 수 있다고. 아담은 자신의 본체를 내보이는 편이 아니었다. 평범한 생명이 본체를 보면 광증과 허물어짐을 겪는다. 아무리...
4달 전 간단한 의뢰 용병 길드에서는 지정 의뢰가 자주 들어오는 편이다. 그리고 꼭 지정 의뢰가 아니더라도, 조건이 붙은 의뢰는 꽤 많았다. 그중에서도 호위 임무는 조건 한두 개가 더 붙곤 했다. 가장 많이 따지는 것은 역시 용병의 등급이었다. 5등급 이하의 용병들에게는 호위 임무가 적합하지 않았다. 쉽게 말해서, 그 아래 등급의 사람들은 남을 지키며 싸울 수 없는 실력이거나,... 36
4달 전 역겹고 화려한 납치, 고문 소재 주의 그 어떤 장면도 현실적이지 않고, 매우 비윤리적입니다. 작성자는 이러한 행위를 미화하거나 옹호하지 않습니다. 데카는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것에 휘둘리기보다는 그것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었다. 전장에선 감정이 쓸모없었고, 끊임없이 가치를 재야 해서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죄책감, 그리고 책임감은 더욱 기묘하게 바짝 따라...
4달 전 호신술과 대인전 페스티스에게 의료 분야를 제외하고 가장 잘하는 것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가장 먼저 고려해 볼 것은 역시 검술이었다. 치밀하게 익히고 배웠던 검술은 우아하며 강렬했고, 또한 바람과 같았다. 칼날처럼 매섭게 부는 바람을 칼바람이라고 한다면, 페스티스의 검술은 바람처럼 유연하고 빠르게 흐르는 검술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든 칼바람이라는 단어와 꼭 잘 어울렸다. 그 실...
4달 전 에이멜 루트(아님) 이런걸쓰고싶은게아니었는데2탄 아담은 에이멜과의 식사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최소한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 또한 상대의 말을 유심히 듣는 행동을 했을 뿐이었다. 연달아 식사를 한지 3일째, 아담은 꽃다발을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젊은 대원이 잔뜩 긴장하며 내미는 꽃다발을 매몰차게 거절할 수는 없었다. 꽃이야 수많은 사람에게서 많이 받아봤으니까.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