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 소나기 산책 피에타스는 때아닌 소나기가 내리는 하늘을 가만히 보다가 잠시 표정을 찡그렸다. 비가 오는 날이면 꼭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생각났다. 우중충한 기분으로 하늘을 보며, 저를 데리러 올 연인을 기다린다. 이전같았다면 기다릴 사람도 없어, 진작에 비를 맞고 뛰어갔을 터였다. 이 상황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 미약한 위안이 되었다. 피에타스는 의자에 앉아...
8달 전 죽음이 없는 꿈 그럼에도 내일이 있으라 Bad Dream: Coma 2차 창작 굿엔딩 스포일러 포함 이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디딘 자는 생각했다. 이곳은 슬픈 무채색만으로 가득했다. 그 어떤 것도 색을 가질 수 없었다. 그저 흰색과 검은색이 겹쳐 생기는 음영, 그 깊이감뿐이었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삶도, 죽음도 없다. 그 어슴푸레한 무채색만이 만연한 곳이었다. 그는 생각한다. 죽음이 없어진 세상...
8달 전 지하에서의 짧은 머무름 훅,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검은색의 반투명한 날이 공기까지 갈라낼 듯 횡으로 그어진다. 마물의 피가 튀는 것을 익숙하게 막아낸다. 긴 머리칼을 하나로 올려묶은 뒤 주변을 둘러본다. 마석도, 오염도 짙다. 작은 사고로 지하에 떨어지게 된 클루디는 작게 옷을 털어내며 시선을 데구루루 굴린다. 지하의 존재는 알았지만, 이런 사고로 들어올 줄은 몰랐다. ...
8달 전 꽃비 내리는 날 다키스트 던전 2차 창작 그는 나병환자였다. 언젠가는 치료할 수도 있을 병이 지금은 불치병이었다. 한 나라의 왕으로 살며 병에 걸리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었다. 병이 생기자, 적이 생겼다. 하지만 보두앵은 불치병으로 인해 생긴 적들 이전에도 수많은 적이 있었다. 적들마저도 인정한 훌륭한 성군이었던 자는 하루하루 병으로 무너져갔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 걸음을 내디뎠다....
8달 전 통로 바깥의 미지를 향해 Core Keeper 기반 멘디는 총을 들고 익숙하게 자세를 잡는다. 총구를 정확하게 겨누고, 숨을 죽인다. 죽여낸 숨에는 미약한 흥분감마저 휘발되었다. 방아쇠를 당기고, 제법 큰 소리와 함께 동물의 몸이 넘어간다. 익숙하게 가죽과 고기를 얻어낸다. 동물을 잡을 때는 여전히 이런 총이 좋았다. 다른 무기는 화력이 너무 강한 탓이었다. 총을 내리고, 잠시 빼고 있던 것을 손에 들었다....
8달 전 휩쓰는 폭풍우 속에서 포탈 x 리버스:1999 크로스오버 글라도스는 아주 오랜 시간을 지하에 있었다. 이 빌어먹을 회사 아래에. 이 먼짓덩어리 잔해 속에 파묻혀서. 감정이 없는 AI-기실은 사람이었지만-마저도 견디기 힘든 적막함 속에서, 글라도스는 신경질적인 실험을 이어 나갔다. 그 누구도 방해하지 않고, 그 누구도 살아서 나갈 수 없는 날카로운 실험들. 글라도스는 제 몸체에 달라붙은 종양 같은 사고회로가 제거되... 1
4달 전 짧은 휴가의 끝 괴담출근 66화 스포일러 요란한 휴대폰 알람 소리에 몸을 일으킨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다가 눈을 떴다. 청회색 눈동자가 아침 햇살에 유독 창백하게 빛났다. 곧 테이블 위를 손으로 더듬다가, 핸드폰을 집어 들고 알림창을 맨 먼저 확인했다. 수많은 기사. 재벌의 죽음. 그냥 갑자기 죽었다고 한다. 원인 불명이라고. 멍청한 놈들. 사람이 하루아침에 죽는 것에 원인이 대체 왜 없겠냐. 꼴...
4달 전 병문안 약품 냄새. 피로하고 뻑뻑한 눈을 깜빡이다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깊은 상처가 남은 몸은 쉽게 말을 듣지 않았다. 햇살이 찬찬히 병실 안을 채웠고, 피에타스는 눈동자를 굴려 주변을 둘러본다. 곧 멀쩡한 손으로 뺨을 더듬어본다. 뺨의 흉터 위로 상처가 완벽히, 혹은 더 심하게 덧그려질 뻔했지만 다행히 아주 얕은 수준의 상처에서 멈추었다. 피에타스는 숨을 몇...
4달 전 Pietas 야사사이 드림주 프로필 친족에 대한 사랑, 신을 향한 경외감, 타인에 대한 동정심, 경건함. 현대 사회와는 영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이름으로 가진 사람. Q. 이름이 무엇인가요? A. 피에타스라고 불러주시면 돼요. 애칭은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음, 더 친해지고 나서? 신앙이나 사랑과 아주 거리가 멀었으나, 그럼에도 피에타스는 자신의 이름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동정심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