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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은 항상 조금 늦게 깜빡였다. 스위치를 누르자마자 켜지는 게 아니라, 한 박자 쉬었다가 지직거리며 불이 들어오는 식이었다. 내 인생도 지금 그 짧은 찰나, 불이 켜지기 직전의 위태로운 깜빡임 속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다. "녹내장입니다." 의사가 말했다. "이제부터 조금씩, 점점 시력을 잃게 되실 겁니다." 그는 참 담담하게도 말했다. 내 세...